[이사람] SBS 매각·사재 출연 없이 눈물로 호소한 윤세영 태영 회장

신유진 기자 2024. 1. 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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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그룹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시했다.

채권단 설명회에는 채권자 700여명이 참석했고 윤 회장은 태영건설의 경영 현황과 워크아웃 신청 전 4개 자구안을 직접 설명했다.

윤 회장은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 제공 등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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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뉴스1

태영건설이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그룹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알짜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에는 정작 선을 긋고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 방안도 제시하지 않아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곱지 않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도 채권단 동의를 얻는 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머니S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채권단 설명회를 갖고 자구안을 제시한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을 이사람으로 정했다. 채권단 설명회에는 채권자 700여명이 참석했고 윤 회장은 태영건설의 경영 현황과 워크아웃 신청 전 4개 자구안을 직접 설명했다.

윤 회장은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 제공 등을 내놨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에코비트는 자산 2조3000억원에 지난해 매출 8000억원의 환경업체로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TY)홀딩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골프·레저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도 자구안으로 제시했다. 블루원의 지분 87.7%는 티와이홀딩스가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지분 37.5%를 매각하고 남은 평택싸이로의 잔여지분 62.5%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영건설이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 채권자 등이 지난 3일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참석을 위해 안내받고 있다. /사진=뉴스1

윤 회장은 "사력을 다해 태영건설을 살리겠다"며 "이대로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 계약자를 비롯해 채권단에도 아픔과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국가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까 너무나 두렵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특히 윤 회장은 "PF 보증 9조원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실제 문제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로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회장의 눈물 호소에도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다. 정작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이나 지분 담보 계획은 자구안에서 빠졌다. 태영 측이 이미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로 4000억원을 융통한 데다 블루원은 가치가 1500억원 수준이다. 태영인더스트리를 제외하고 추가로 2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에 그칠 것이란 해석이다.

설명회가 끝난 후 강석훈 산은 회장은 "태영이 당초 약속한 자구노력을 이행하지 않은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유감이다"고 말했다. 산은 측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초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중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산은과 약속했지만 확보한 자금을 티와이홀딩스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로 넣어야 했지만 티와이홀딩스 채무 변제에 쓰고 400억원만 넣었다"며 "오늘(3일) 낮 12시까지 1149억원을 넣으라고 했는데 티와이홀딩스 채무 변제에 활용해야 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태영이 합의 내용을 더욱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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