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채권단, 알맹이 빠진 자구책에 한숨… 채권회수 들어가나

이남의 기자 2024. 1. 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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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앞에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이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의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워크아웃에 난항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발표하는 자구안을 토대로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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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주)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종료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앞에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이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의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워크아웃에 난항이 예상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에서 "당초 태영 측이 약속한 자구노력을 이행하지 않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노력인 만큼 태영 측이 문제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측이 채권단에 제출한 '태영건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원이다. 이 중 유위험보증(우발채무)이 2조5259억원이다. 브릿지보증 1조2193억원과 PF 분양률 75% 미만인 보증 1조3066억원을 합한 액수다.

그룹은 무위험보증 규모가 6조9785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무위험보증은 SOC사업 보증(1조304억원), 본 PF 분양률 75% 이상(1조769억원), 수분양자 중도금 보증(1조3142억원)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채무다.

앞서 시공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28일 부동산 PF에 따른 대출금 상환 문제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전제조건으로 고강도 자구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SBS 지분 매각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의 핵심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발표하는 자구안을 토대로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확정한다. 부결되면 워크아웃 절차가 종료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간다. 채권단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구 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개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선순위 금융사들 중심으로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은 채권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동참하고 만약 반대하는 채권자가 있으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이탈이 가능하다. 이 경우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채권금융사에 대해 워크아웃에 찬성하는 채권금융사가 청산가치에 준하는 채권액을 물어줘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순위 금융사는 담보가 확실하지 않아도 반대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채권에 대한 부동산 담보가 확실하고 상대적으로 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호금융권에서 해당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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