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한 8만 전자 진짜 믿어도 되나?…증권가 “10만 전자도 가능”
애플 쇼크에 나스닥 휘청
삼전·SK하이닉스도 약세
KRX반도체 작년 70% 쑥
증권사 “올해도 상승 예감”
2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3% 하락한 14765.9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이날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아이폰 판매량 감소를 전망하며 애플의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 주가는 하루만에 3.58% 급락했으며 엔비디아 2.73%, AMD 5.99% 등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덩달아 하락했다.
간밤의 나스닥 급락세에 국내 반도체주도 덩달아 하락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27%, 3.93%씩 떨어지며 반도체주 하락을 견인했다. 이에 KRX 반도체지수도 하루만에 2.71% 내렸다.
이처럼 반도체주가 부진한 출발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AI 호황세에 힘입어 반도체주를 유망 업종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새해 유망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을 만큼 업황 회복에다 온디바이스AI, CXL (Compute Express Link) 등 모멘텀도 많다. 다만 아직 실적 반영을 기대하기엔 시간이 필요한 테마들이 이미 일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가에 선반영되었다는 것이 부담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업황부진에 접어든 반도체업종은 삼성전자 등의 적극 감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까지 더해져 메모리 판매가격은 작년 3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중국 세트업체들의 모바일 수요 공백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HBM 전환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는 계속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1.8% 늘어난 110억 달러를 기록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무적인 현상은 2022년 10월 이후 20~40%대 감소폭을 기록하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11월부터 플러스 증가율로 전환되어 회복 시그널을 보인 것”이라며 “기저효과는 물론 AI 관련 수요확대까지 더해져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업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챗GPT에서 시작된 생성형 AI시장은 올해 스마트폰, 자율주행, 로봇 등 전산업 응용처로 확대돼 시장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5000원, SK하이닉스는 17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6만7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올렸으며 미래에셋증권도 기존 15만원에서 17만3000원으로 높였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많이 올랐다지만 2023년 SK하이닉스는 아직 70%, 삼성전자는 30% 수준 상승에 그쳤다”라며 “공급의 지속적인 조절과 AI로 인한 효과를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올 1분기엔 공급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에 구매업체들의 사전적 재고 확보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모두 전분기에 비해 각각 13~18%, 15~20% 정도의 상승폭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실수요 회복 없이 2분기부터 가격 상승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차용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실수요 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지 않고 삼성전자 등의 가동률 회복이 공급증가로 이어지는 2분기엔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 상승률이 한자리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해 실수요 전망치가 상향조정되지 않으면 메모리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가능성이 높고 가동률 회복에 따른 소재·부품 업종이 장비업체보다 더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미 반도체 중소형주의 주가를 올린 테마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최근 테마가 되고 있는 CXL은 시스템 내 여러 인터피스를 통합하고 메모리를 대용량으로 확장하는 개념이지만 아직 상품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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