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랠리는 분명 오버슈팅…금리인하 아직 멀었다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1. 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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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한 FOMC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 인상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게 한다. 다음 문제는 금리 인하 시기”라고 밝히고 있다. 2023.12.1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뉴욕증시가 새해 개장 후 연이틀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일 3대 지수 가운데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던 다우존스 지수도 이날 하락세에 동참했다. 지난해 초 AI(인공지능) 랠리를 펼쳤던 기술주들이 고점에서 내려오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284.85(0.77%) 내린 37,430.1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38.02포인트(0.8%) 하락한 4,704.8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73.73포인트(1.18%) 내려 지수는 14,592.21에 마감했다.

전일에 이어 바클레이즈로부터 투자의견 하향을 얻어맞은 애플이 1% 가까운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이틀 합쳐 4%가 넘는 하락폭이다. 테슬라가 4% 가까이 떨어졌고, 엔비디아도 1%대 하락을 면치 못했다. 국채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장중 4%를 웃돌면서 수익률 반등(가격하락)의 모습을 유지했다.

누버거 버만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브 아이즈만은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단기로 보면 모두가 지나친 기대로 올해를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지난 연말의 11~12월 랠리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된 12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사록은 금리인하 시기를 특정하지 못했다. 오히려 올해 한동안 제한적인 긴축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란 위원들 사이의 합의만 공고하게 표시됐다. 시장이 연준의 기대를 훨씬 앞서갔다는 사실이 단기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2월 연준의사록 "인플레 잡혔지만 신용제한 유지해야"
A person shops at a Trader Joe's grocery store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New York, U.S., March 10, 2022. REUTERS/Carlo Allegri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회의를 통해 현 금리수준이 최상단이라는데 합의하면서 제한적인 신용정책을 언제까지 유지할 지 고민했다. 지나친 긴축이 경제를 망칠 수 있다고 지적한 위원들의 목소리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12월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으며 '재상승 위험'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제한적인 통화 정책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연준의 모든 위원들은 이런 배경에서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의 목표 범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동의했고, 다수의 위원들은 "엄격한 통화정책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긴축 완화를 주장한 위원들은 회의록에서 2023년 하반기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감소를 들며 "특히 최근 6개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의 목표치인 2% 보다 더 아래에 머물렀다"고 지적했고, 몇몇 위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와 높은 고용률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상충관계에 직면할 수 있는 지점에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준 위원들은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년 4개월 동안 525bp의 기준금리를 올린 긴축정책이 나름대로 적절한 효과를 냈고 이제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동의한 셈이다. 하지만 위원들은 회의록에서는 금리인하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는 것을 보면서 경제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금리인하에 대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연준의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까지 긴축 정책은 한동안 제한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금리인하) 결정은 경제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상승을 인식해 신중하고 데이터에 의존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논의했다.

연준은 12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올해 금리인하가 공식적으로 25bp를 기준으로 세차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기는 미정이고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이 첫 금리인하를 3월에 시작하고, 진폭은 25bp 기준으로 6차례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연준의 차기 FOMC는 1월 30~31일이다.
노동수요는 연착륙 활강을 증명
미국의 노동수요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 11월 수치가 2년 반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이 발표한 구인 및 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11월 구인건수는 879만건으로 전월비 6만건 줄어들었다. 전문가 예측치인 880만건에는 부합했지만 노동시장의 수요가 계속해 줄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구인건수는 2022년 1200만건을 찍어 정점을 이룬 후 등락을 거쳐 올초 1000만건 아래로 떨어진 후 다시 상승과 하락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0년 상반기 400만건대까지 추락했던 구인건수는 이후로 가파르게 올라 최저치의 두배반까지 치솟았다.

채용 가능 인력 대비 구인 비율은 2022년 2대 1 수준에서 지난 11월 1.4대 1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구직이 어렵지 않은 수준이지만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1월 한 달 간 고용 건수는 550만명이었고, 이직 건수는 530만건에 달했다. 해고는 150만건으로 전월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운송과 창고, 유틸리티 분야에서 일자리가 12만 8000개 감소했고, 레저 및 숙박 분야에서도 9만 7000개가 줄었다. 도매 무역은 6만 3000건, 금융업은 3만 8000건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 측면에서 레저 및 숙박 분야의 일자리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이 최근 다시 소비력 감소로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자드 수석 시장 전략가인 론 템플은 "JOLTS 데이터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착륙을 의도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며 "미국 근로자와 경제에 좋은 소식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촉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유가 홍해 긴장상황에 3%대 상승
(알 살리프 로이터=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5일(현지시간)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2023.1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은 이날 홍해에서 후티반군에 경고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상황이 고조됐다. 게다가 오펙(OPEC)이 시장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흩어졌던 단결대오를 다시 굳건히 하기로 약속하면서 유가는 3%대 상승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79% 오른 배럴당 73.0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3.45% 상승한 78.51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전일에 벌어진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가자지구 전쟁과 홍해 해운에 대한 반군의 공격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벤치마크 휘발유 선물 계약(RBOB)도 3.24% 상승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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