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석화업계, 스페셜티·전지소재 승부수[줌인 중후장대②]
인수합병·해외공장 설립 등에 수조원 대규모 투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실적 혹한기를 맞은 화학업계가 갑진년 새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와 이차전지소재 투자를 확대한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맡은 석유화학이 중국의 자급률 확대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결정이다. 인수합병(M&A)과 해외 신규 공장 건설에 수조원을 쏟아붓고 반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 배터리 소재 투자 확대
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서 양극재 공장을 착공했다.
LG화학은 1단계로 2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6년부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한다. 양극재 6만톤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화학업계가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던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 장기화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1분기 석유화학·정유 경기전망지수(BSI)는 78이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지표화한 수치다.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전기차 산업은 꾸준히 성장 추세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경기침체로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갈수록 높아지는 친환경 수요에 따라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 부문 실적은 부진한 석유화학 사업을 만회하고 있다.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310억원이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손실은 270억원이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 규모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현재 12만톤에서 오는 2028년까지 47만톤으로 확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추가로 모로코와 유럽에 신규 공장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석유화학 중심에서 이차전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2조7000억원을 투자한 배터리 소재 동박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는 올해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로 총연산 6만톤을 확보한다. 현재 가동 중인 전북 익산 공장(2만톤)을 더하면 총연산은 8만톤으로 확대된다. 오는 2028년까지 18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실적의 절반 이상인 수출이 막히자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국 다변화와 동시에 배터리 소재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범용 대신 스페셜티 투자 확대
이와 함께 화학업계는 범용 제품 대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스페셜티는 범용과 달리 높은 수익성을 지닌 제품이다. 진입 장벽이 높아 일부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충남 대산 공장의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10만톤 증설을 마무리했다. 연산은 세계 2위 수준인 38만톤으로 확대된다. POE는 태양전지를 보호하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필름으로 널리 쓰이면서 주목받는 스페셜티다.
지난해 롯데케미칼도 충남 대산에 건축용 스페셜티 EOA(산화에틸렌유도체) 15만톤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 EOA는 고층빌딩, 교량, 댐 등 대형 구조물 건설 시 콘크리트에 투입되는 혼화제(첨가제)의 원료로 쓰이는 소재다.
DL케미칼은 전남 여수 산단 내 PB(폴리부텐) 2만톤 증설을 완료했다. 폴리부텐은 엔진오일 첨가제 등으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이다. DL케미칼의 폴리부텐 세계 시장 점유율은 23%다.
삼양그룹은 인수합병을 택했다. 지난달 3300억원을 투자해 '버든트 스페셜티 솔루션즈'(Verdant Specialty Solutions)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버든트는 퍼스널 케어용 양쪽성 계면활성제와 산업용 비이온성 계면활성제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IT용 필름 사업 등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에 밀린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 구조로 재편하고 있다"며 "앞으로 투자는 범용 대신 스페셜티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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