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지금 ML를?' 고우석의 무(리)한 도전, 오타니가 스쳐간다

이재호 기자 2024. 1.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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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3시즌이 하필이면 개인 커리어에서 가장 좋지 못한 커리어 로우였다. 그리고 2024시즌만 뛰고 나면 FA자격까지 얻는다.

현실적으로 고우석(26)은 국내에서 1년을 반등하고 FA자격까지 얻어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FA로 가면 돌아올때도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고우석은 메이저리그행을 택했다. '레전드'가 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원래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으로 시작해 '무한도전'이 됐던 것처럼 고우석의 도전이 '무한도전'같은 레전드가 될지도 모른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근접했다"며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20세 시즌이자 프로 2년차였던 2018년 67이닝 평균자책점 5.91로 부진했던 것이 커리어 로우였다. 하지만 고작 프로 2년차였고 20세 시즌이었고 이후 LG의 마무리 보직까지 맡을 정도로 뛰어난 불펜 투수가 됐다.

특히 2019시즌 70이닝 34세이브 평균차잭점 1.54의 대활약과 2022시즌 60.2이닝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던 것은 개인 커리어 하이이자 최고였다. 고우석은 국내 최정상급 불펜투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23시즌 고우석은 속구와 커터 등이 흔들리며 44이닝 평균자책점 3.68로 부진했다. WPA(승리 확률 기여도)에서 –0.75로 마이너스를 기록할정도였다. 하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시즌이 마무리 투수가 된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

이럴 경우 당연히 선수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치 하락은 곧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고우석은 FA까지 고작 1년 남았었다. 2017년부터 뛴 고우석은 2023시즌까지 7시즌을 뛰었다. 2024시즌까지 한 시즌만 더 뛰면 8시즌을 채우면서 FA 자격을 얻게 된다.

LG에 이적료를 줘야하는 포스팅이 아닌 자유계약인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면 메이저리그 팀들도 부담이 덜하고 구단에게 갈 돈을 자신이 챙길 수 있어 유리하다. 만약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로 가면 KBO리그로 돌아올 때 오직 LG와 제한된 금액 안에서 협상해 들어와야하는데 FA로 메이저리그를 갔다가 KBO리그로 복귀할 때 LG가 아닌 타팀과도 협상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하다.

즉 커리어 로우를 극복하고 FA자격까지 얻는 2024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모한다면 분명 고우석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더 펼쳐질 수 있다.

고우석(왼쪽)과 이정후. ⓒ스포츠코리아

하지만 고우석은 곧바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1년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을 했던 선수는 2017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로 향한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다.

당시 메이저리그 25세 미만의 선수가 진출할 경우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할 수 없었다. 즉 최소 2~3년간 최저연봉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뛰어야하고 6년을 채워야 FA가 될 수 있는 일반 드래프트 선수들의 계약을 해야만 했다.

당시 24세를 앞뒀던 오타니는 25세를 넘기고 메이저리그에 갔다면 2억달러 이상의 계약이 가능하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더 빠른 메이저리그 도전을 원했기에 금액과 상관없이 2017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가 2024시즌을 앞두고 LA다저스와 7억달러 계약의 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을 맺었다.

1년이라도 아까워 빨리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오타니의 사례처럼 모든 불리한 조건이 눈앞에 있음에도 오직 메이저리그에 빨리 도전하기 위해 불리함을 감수한 고우석의 도전. 당장 샌디에이고는 확실한 마무리투수나 뛰어난 불펜투수가 많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기에 2022시즌 수준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생존이 기대되는 고우석이다.

2017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한 오타니의 LA에인절스 입단식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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