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달궈진 한국... 여름 더워지고 일교차 커졌다

신혜정 2024. 1. 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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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이후 30년간 우리나라의 온난화 추세가 이전보다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름철 열대야 기간이 길어지고 일교차가 확대되는 등 건강 위협 요소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라 최근 평년 기후가 이전 평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두 기간의 관측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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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기온 13.7도로 기록 경신
여름 기온 더 크게 올라 폭염 가능성↑
열대야 기간 늘어 노인·어린이 건강 우려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가 이어진 지난해 8월 1일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맥주 등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류효진 기자

1991년 이후 30년간 우리나라의 온난화 추세가 이전보다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름철 열대야 기간이 길어지고 일교차가 확대되는 등 건강 위협 요소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건국대 기후연구소와 기상청의 연구진이 한국기상학회 학술지 ‘대기’에 발표한 논문 ‘신평년에 기반한 우리나라 최근 기후특성과 변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신평년(1991~2020년) 기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2.5도로 구평년(1981~2010년)보다 0.2도 상승했다.

특정 지역의 기후특성은 30년 단위의 ‘평년’으로 분석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라 최근 평년 기후가 이전 평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두 기간의 관측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여름철 기온상승폭 더 높아... 폭염 가능성 커진다

최고·최저기온 상승은 더욱 두드러졌다. 신평년의 연평균 최저기온은 7.7도, 최고기온은 18.2도로 구평년에 비해 각각 0.3도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은 계절별 비교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는데 여름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신평년 여름 최저기온은 19.9도로 구평년보다 0.4도 올랐고, 최고기온은 28.5도로 0.3도 올랐다.

이는 여름철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2010년대 이전에는 여름철 최고기온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최저기온 상승폭도 커 한반도 전체에 야간고온 발생 빈도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평년에서 일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은 연간 38.6일로 구평년(35.9일)보다 2.7일 늘어났다. 일 최저기온 25도 이상, 즉 열대야로 분류되는 날도 연간 5.2일로 이전보다 1.7일 증가했다. 지역별 상세기후 특성 분석에서는 전국 72개 측정 지점 중 62개소(86%)에서 열대야가 잦아졌다. 이 중 제주의 열대야 일수는 27.2일로 구평년보다 6.2일 늘었다.

시민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신평년 기간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인 날은 연평균 188.8일로 한 해의 절반을 넘었다. 기온 상승에 상대습도(67.8%)까지 구평년보다 1.1% 낮아지면서 일교차가 더욱 벌어졌다. 일교차는 기상청의 신평년 분석 자료에 처음 추가돼 구평년 자료는 없다. 연구진은 “일교차는 어린아이와 노인의 건강에 중요한 지표”라며 ”일교차가 10도 이상일 때 폐렴 등 호흡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온난화는 연구진이 분석한 기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래 연평균 기온 상위 10위 안에 최근 3년(2021~2023)이 모두 포함됐다. 지난해가 연평균 기온 13.7도로 역대 최고였고 2021년은 3위(13.3도)였다. 2위는 기록적 폭염이 발생했던 2016년(13.4도)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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