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하네다공항서 어쩌다 이런 사고가…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지난 2일 발생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간 충돌 사고의 원인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세계적인 국제공항의 활주로에서 두 항공기가 충돌한 사건은 이례적이다. JAL 여객기 탑승자 379명 전원이 ‘90초 룰’에 따라 탈출한 사건을 두고는 “기적 같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항에서 ‘한 활주로엔 항공기 한 대만 진입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이 무너지고 후진적인 사고가 벌어진 데 대해선 비난이 나오고 있다. 도쿄 하네다공항은 지난해 영국 항공 서비스 평가 기관 ‘스카이 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공항 순위에서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최고급 공항으로 꼽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이번 충돌로 아직 지상에서 항공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3일 공개된 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 간 교신 기록에 따르면 해상보안청 항공기의 과실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 4분 전이었던 2일 오후 5시 43분쯤 하네다공항 관제사는 JAL 여객기에 “C활주로 진입을 계속하라”며 착륙을 지시했다. 약 2분 뒤에 “착륙 차질 없음”이라 여객기 측에 전했고 JAL 조종사도 이를 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문제는 해상보안청 항공기와의 교신 내용이다. 같은 시각 관제사는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활주로 정지 위치까지 지상 주행하라”고 요청했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활주로 정지 위치로 향하고 있다”고 관제사에게 복창했다. 그러나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정지 위치에 정지하지 않았고, 활주로 쪽으로 계속 진행해 방향을 틀면서 두 항공기가 충돌했다. 국토교통성은 “교신 기록을 통해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활주로 진입 허가가 나지 않았단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해상보안청 기장은 관제사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제사 지시를 잘못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고 조사에 돌입한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와 경시청은 향후 이들의 인식 차이에 대한 경위를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아사히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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