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1억 원 아기

강필희 기자 2024. 1.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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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대선 때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가 "결혼하면 1억 원, 아이 낳으면 30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1억1700만 원을 보조금으로 드리겠습니다."

만 18세가 될 때까지 총 1억 원을 받는 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시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의 첫번째 수혜자는 지난 1일 오전 9시 10분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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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대선 때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가 “결혼하면 1억 원, 아이 낳으면 30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허 후보 자신의 기인 이미지와 맞물려 당시엔 그저 웃음거리로 치부됐다. 그때까지 일부 지자체가 몇십만 원 혹은 몇백만 원 수준의 출산지원금을 제시했을 뿐, 이렇게 파격적인 액수는 전례가 없기도 했다. 그러나 14년 뒤 서울시장 선거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나선 나경원 후보가 똑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1억1700만 원을 보조금으로 드리겠습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늘 찬반을 동반한다. 실제로 특정 지자체에서 돈을 주면 일시적으로 인구가 느는 듯 하지만, 혜택이 끝나면 원 상태로 복귀하고 주변 인구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정된 자원으로 제로섬 게임만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국가를 보면 현금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유럽연합(EU) 출산율 수위를 달리는 프랑스는 수당 천국이라 불린다. 임신수당 가족수당 탁아수당 개학수당 등이 다양하다. 비혼 출산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출산과 양육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이 함께 시너지를 낸 결과일 것이다.

만 18세가 될 때까지 총 1억 원을 받는 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시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의 첫번째 수혜자는 지난 1일 오전 9시 10분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났다. 난임으로 고생하던 30대 부부에게 찾아온 천사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인천에서 출생하는 모든 아기에게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합해 1억 원을 제공하는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 가정에 이미 지원됐거나 지급될 돈은 9개 항목이다. 보육료와 급식비(2540만 원) 부모급여(1800만 원) 초중고 교육비(1650만 원) 등 기존 6가지와 아이꿈수당(1980만 원) 천사지원금(840만 원) 임산부 교통비(50만 원) 등 신설 3가지다. 합하면 1억120만 원이 된다.

인간의 여러 원초적 본능 중 하나가 생식 본능이다. 6·25전쟁 화염 속에서도 1951년 한해 67만 명이라는 새 생명이 탄생했다. 경제적으로 훨씬 풍요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지금은 고작 22만 명이다. 20만 명대도 곧 붕괴된다. 적정 인구가 유지되려면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0.72명에 그쳤고 올해는 0.6명대 추락이 확실하다. 세계가 주목할 만큼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그러니 인천시 정책이 놀랍다기보다 “우리 지자체는 뭘 하고 있나”하는 국민이 많아진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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