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50국의 불확실성이 온다

노석조 기자 2024. 1.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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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국회 앞에서 투표하는 퍼포먼스 모습./뉴스1

지난해 초 지구촌이 주목한 선거는 5개 정도였다. 장기 집권 중인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또 한번의 대관식이 된 대선이 그중 가장 관심 있는 선거였다. 핀란드 의회 선거 등이 있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될 듯하다. 50국에서 대선 또는 총선을 치른다(뉴욕타임스). 유권자를 다 합치면 40억명에 달한다. 이는 세계 인구와 GDP(국내총생산)의 40%를 차지한다. 2024년엔 ‘수퍼 선거의 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당장 이번 달부터 국제 정치 지형에 영향을 줄 선거가 한반도 옆에서 열린다. ‘중화민국(대만)’ 총통 선거다. 현 대만 집권당은 반중·독립 성향의 민진당이다. 친중인 제1야당 국민당에 쫓기고 있다. 지지율 차이가 아슬아슬하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6일 “조국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면서 대만을 통일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중국이 대만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며 마음을 사는 ‘중국판 햇볕 정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부터 대만해협 봉쇄설, 군사 침공설까지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어떤 시나리오든 한중 관계뿐 아니라 한미 그리고 남북 안보 등 거의 모든 문제에 직결된다.

3월 러시아 대선도 있다. 푸틴의 5선이 당연시되지만 반대 여론도 있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국민에게 치적으로 내세울 전과를 거두려 총력 공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3월 우크라이나 대선도 변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에 따른 계엄령으로 당초 예정된 3월 대선을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선거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젤렌스키의 정적인 수도 키이우의 시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전쟁 장기화로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실정으로 실각하고 말 것”이라며 정권 교체 여론을 키우고 있다. 알다시피 4월에는 우리 여의도 권력을 재편하는 총선이, 11월에는 미 대선이 있다. 이 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것도 없다.

초당적 단체인 미 외교협회의 리처드 하스 명예회장은 “내년 권위주의 세력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테러, 경제적 혼란 등을 비롯해 인터넷 여론 왜곡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짜 위협은 우리 안에 있다”고 했다. 내부 분열, 양극화, 민주주의 제도 악용 등이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방한한 그는 마스크를 쓴 기자에게 말했다. “민주주의 체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외부 바이러스를 막을 ‘마스크’도 필요하지만, 기본은 스스로 몸을 상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면역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대만, 한국, 미국 등 올해 많은 선거가 치러지는데 ‘건강’ 관리 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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