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죽 쑨 게임업계 “글로벌 신작, 너만 믿는다”

박지민 기자 2024. 1.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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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신작으로 반등 모색

작년 극심한 부진을 겪은 국내 게임업계가 새해 여러 글로벌 신작을 들고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는 그동안 내수 시장만을 노린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만을 반복해 출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 구조가 너무 많은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국내 게임 업계가 바뀌기 시작했다. 탈(脫)모바일·RPG 움직임이 본격화했고,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한국 PC·콘솔 게임도 등장했다. 올해 게임업계는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을 갖춘 신작을 통해 국내와 아시아 시장을 넘어 북미·유럽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양진경

◇글로벌 신작 들고 시장 공략

작년 게임 업계에 찬바람이 분 가운데, 실적 1위를 거둔 넥슨은 올해 새로운 IP(지식재산권) 게임을 다수 내놓을 예정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라는 3인칭 총 쏘기와 RPG 특유의 캐릭터 성장이 결합된 게임이 대표적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작년 9월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시범 공개에서 동시 접속자 7만7000여 명이 몰렸고, 총 이용자는 200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넥슨은 또 3인칭 총 쏘기 게임 ‘아크 레이더스’도 내놓는다. 제한 시간 동안 생존하며 아이템 등을 모아 전장을 탈출하는 게임이다. 두 작품 모두 PC와 콘솔에서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팀 대전 게임인 ‘프로젝트 TB’, PC게임인 마비노기를 원작으로 하는 ‘마비노기 모바일’도 출시된다.

올해 ‘리니지’ 시리즈 부진에 따라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신작을 내놓으며 실적 개선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첫 닌텐도 스위치 게임인 난투 액션게임 ‘배틀 크러쉬’를 선보인다. 이용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에서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싸우는 형식이다. 모바일과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세계관을 계승한 모바일 수집형 RPG인 ‘BSS’도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출시된 ‘쓰론 앤 리버티(TL)’도 올해 해외를 노린다.

넷마블은 유명 웹툰·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과 ‘아스달 연대기’, 자체 IP인 ‘데미스 리본’ 등을 연내 PC와 모바일로 글로벌 출시한다. 크래프톤은 탐험 RPG인 ‘다크 앤 다커 모바일’과 시뮬레이션 PC게임 ‘인조이’를,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RPG인 ‘가디스오더’, PC·콘솔 MMORPG인 ‘롬’을 올해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새 승부처는 북미·유럽

한국 게임업계가 부활하려면 기존 최대 수출국인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중국(34.1%·2021년 기준)이다. 하지만 중국은 게임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판호(수입·서비스 허가증)를 발급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작년 12월 말 게임 중독과 과도한 게임 시장 팽창을 막기 위한 초강력 규제안을 발표했다. 중국이 규제를 강화할수록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은 악화되는 구조다.

게임업계는 부활을 위해 다른 노선을 찾고 있다. 고품질의 콘솔 게임을 통해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모바일 게임 비중이 큰 국내 시장과 달리 서구권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의 인기가 높다. 작년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서구 시장에서 수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중국이나 동남아처럼 공략하기 쉬운 나라로 진출했다면, 최근엔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콘솔 게임으로 북미·유럽 시장에서 진출해 본격 대결하는 분위기”라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안 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 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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