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디지털 전환, 심각한 사회 문제

경기일보 2024. 1.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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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선 경기도장애인복지회장

2024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를 품는다. 어떤 사람은 로또 1등에 당첨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겠지만 보통은 작년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낯선 것들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타인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뿌듯한 한 해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장애노인들이 맞이하는 새해는 조금 다를 것 같다. 장애노인들이 겪는 고통은 질병, 빈곤, 외로움, 역할상실 등인데 최근에는 디지털 소외라는 새로운 고통이 추가됐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서 장애노인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는 실질적인 문맹이고 또 다른 하나는 디지털 문맹이다.

디지털 환경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카카오페이,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결제시스템으로 이제는 현금이나 실물카드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 단 하나의 스마트폰 기기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상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줬다. 특히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팬데믹 이후 빠르게 온라인으로 집결되면서 디지털 기기의 활용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문맹인 장애노인들이 이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은 모든 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생존 역량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더 심각하다. 향후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디지털 문맹인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더 어렵게 될 것이다. 즉,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국가는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주민센터 등에 디지털 배움터를 선정해 교육 장소로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민간단체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봉사단을 운영해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디지털 사회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측면만 봐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면 디지털 경제는 당연히 사회적 비평등과 불공평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해 지역사회에 친화적인 생활공간 곳곳에 디지털 배움터와 상담서비스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과 연계한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디지털 문맹’, 이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인식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디지털 문맹인 사람들이 도전의 의지를 갖고 새로운 지식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낯선 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줘야 한다.

특히 장애노인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지털 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장애인을 위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모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설계하고 이를 이용하는 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디지털 소외계층이 없는 디지털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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