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새해 결심
요즘 해가 바뀐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쏟아지는 새해 인사 때문이기도 하다. 다양한 그림파일이나 지아이에프(gi·소위 움짤), 이모티콘을 활용한 인사가 개인계정이든 단톡방이든 넘쳐 나고 있다. 지난 한 해를 차분히 되돌아보고 다가올 새해를 묵묵히 기다리고 싶은 나의 연말연시가 약간은 방해받는 기분이라면 너무 이기적이거나 과장일까. 전처럼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는 것과 이렇게 손쉽고 무료인 온라인을 이용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환경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정서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카드를 위한 종이 사용과 배달을 위한 차량 운행 등 따져보면 온라인 새해 인사가 환경적으로는 훨씬 유리해 보인다. 그런데 연구에 의하면 이메일 한 통을 보낼 때의 탄소 배출량이 4g 정도라고 한다. 이 이메일을 처리하고 보관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때로는 과하게 많아 보이는 온라인 새해 인사 교환 또한 환경적으로 월등히 나아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 새해에는 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위해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싶다. 그동안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려고 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직업적으로 일상화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한다. 영국에서 제작됐던 ‘씨시터 그린북(Theatre Green Book)’이라는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종합적인 가이드북이 본문에 이어 작년에 툴키트(Toolkit)가 한글로 번역돼 사이트에 올려졌다. 공연 제작의 상세한 부분까지 다양하게 지속가능성을 성취하기 위한 지침이 마련된 셈이다. 이를 매뉴얼 삼아 곁에 놓고 참고하려 한다. 또 나같이 국제기구나 국제교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비행기 타는 것이 다반사인데, 긴 비행시간과 시차 적응의 어려움뿐 아니라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탄소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스트레스다. 그래서 대륙 간 이동에서는 항공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같은 대륙 내의 이동은 최대한 기차를 탈 예정이다. 유럽 같은 대륙은 기차비용이 저가 항공료보다 비싼 경우가 많은데 가격이 높더라도 기차를 이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일 때문에 방문하지 않고, 현지에 더 머물면서 관계된 다른 일정을 잡아 최대한 머무는 시간을 길게 가질 예정이다. 마음대로 잘 되지는 않겠지만 그런 경우에만 해외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 외에는 줌(Zoom) 같은 온라인 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최대한 비행기 여행을 자제하려고 한다.
또 이와 함께 새해에는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 증진을 위해 활동 또는 마음가짐 역시 일상화하려 한다. 작년에는 수도권에 장애 예술 또는 장애 예술가를 위한 공공 공연장이 오픈했고, 배리어프리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참여하는 축제 같은 경우 소수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반드시 주요 프로그램으로 포함시키고, 여건이 되면 공연 축제 또는 공연 제작에서 지속가능성 감독이나 다양성 또는 포용성 담당자를 채용해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하려 한다. 앞으로 이런 축제나 행사 위주로 참여하고 추천하고자 한다. 그리고 축제나 공연 또는 행사평가의 기회가 있다면 이 세 가지, 즉 지속가능성, 다양성, 포용성을 나의 높은 정성적 가치로 평가할 예정이다.
올 연말에 나 스스로 받아볼 성적표가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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