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 미소에 보는 이 마음도 사르르… 휴식 같은 편안함에 어른들도 녹았다

김민정 기자 2024. 1. 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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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 ‘포켓몬 컨시어지’

노란 볼때기의 피카츄가 방싯 웃음을 짓는 순간 시청자 마음에도 사르르 볕이 든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일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의 백미는 이 미소.

뚜렷한 기승전결도 없고, 악당도 갈등도 없이 흘러가 ‘순한 맛’ 아동용 애니메이션 같은데 각국 성인 시청자들이 더 열광하고 있다. 비평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엔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진심이 가득한 애니’ 라는 후기들이 많고, 추가 제작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높다. 공개되자마자 지난주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시청 순위 세계 6위에 올랐다. 3일 현재 비평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드물게 전문가 추천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 관객 추천율은 90%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의 주인공 하루(왼쪽)와 고라파덕. 각국 성인 시청자들이 ‘힐링 애니’로 호평하고 있다. /넷플릭스

◇스톱모션 애니로 탄생한 포켓몬

포켓몬 컨시어지는 전체 4부를 합쳐 총 60분 정도의 분량에, 줄거리는 어린이 그림책처럼 단순하다. 포켓몬들의 휴양지인 열대 섬의 ‘포켓몬 리조트’에서 직원으로 일하게 된 ‘하루’의 이야기. 포켓몬들이 가진 고민 해결을 돕는다.

포켓몬 시리즈가 다양하지만 이 정도 길이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건 처음이다. 작품을 만든 ‘드워프 스튜디오’는 스톱모션 애니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제작사다. 스톱모션 애니는 인물과 세트 등 피사체를 소형으로 제작한 뒤 수작업으로 조금씩 움직이며 한 컷씩 촬영하고, 이를 이어 붙여 움직이는 영상을 만든다. 포켓몬 컨시어지는 정교한 리조트 세트 안에서 점토와 펠트 등으로 만든 포켓몬을 이용해 촬영했고, 일부 배경은 CG로 처리했다. 오가와 이쿠 감독은 포켓몬이 길을 걸어가는 장면의 경우 하루에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 4~5초 정도로 제작에 오랜 기간이 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게 탄생한 포켓몬의 귀여움은 말 그대로 한 차원 높았다. 잊고 지낸 동심까지 살려냈다. ‘포켓몬 빵’ 구입 대란처럼 포켓몬 인기는 워낙 높지만, 뽀송뽀송한 3차원 인형이 돼 움직이는 이브이·고라파덕·다꼬리·리자몽 등은 추억보다 사랑스러움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 작품은 마지막화 피카츄의 미소를 향해 달려간다. 클로즈업된 미소가 보는 이의 마음을 파고든다.

'포켓몬 컨시어지'. /넷플릭스

◇자극적 콘텐츠 속 ‘휴식’ 같아

자극적인 콘텐츠들 속 ‘휴양지’ 같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시각적으로나 스토리로도 휴식 같은 작품이다. 햇살이 쨍쨍한 섬, 반짝이는 바다와 발을 넣으면 따스할 것 같은 모래사장, 생명력이 가득한 숲이 밝은 색채로 구현됐다. 여기에 악당도, 전투도, 갈등도 없는 그야말로 ‘스트레스 없는’ 애니.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나, 따뜻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좋았다는 반응이 더 많다.

도시에서 온 주인공 하루의 감정을 통해 ‘어른’들에게 보내는 위안과 메시지도 분명히 있다. 하루는 성과를 내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가 사라질까 전전긍긍한다. 포켓몬 리조트는 이런 강박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보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어른을 위한 동화’로도 읽히는 부분이다. 따뜻한 60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시청자들은 짧은 분량에 크게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다음 시즌 제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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