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 장애 고통 속에서도… 72세 화가의 그림엔 활기 넘치네
‘수산시장, 디에프: 회색 날씨, 아침’
카미유 피사로(1830~1903년)는 19세기 말 프랑스 화가로, 인상주의 창시자로 불린다. 폴 세잔과 고갱은 피사로를 스승이라고 불렀다. 그는 말년에 눈물관의 염증 누낭염으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내 창문을 통해 본 야외 풍경 그림은 온기가 넘쳤고, 따스함이 충만했다.
피사로가 세상 뜨기 1년 전에 그린 <수산 시장, 디에프: 회색 날씨, 아침>은 제목대로 프랑스 항구 도시의 수산시장 아침을 묘사하고 있다. 특징적인 짧은 붓 놀림과 밝은 색채가 눈에 띈다. 옅은 회색 하늘과 푸른 바다는 절묘하게 어울린다. 사람들은 마치 수산시장에 올라온 생선처럼 오밀조밀하다.
피사로가 이 그림을 그릴 때는 72세로, 배뇨 장애로 고생했다. 그러다가 방광폐색으로 삶을 마감했다. 당대의 진단명 방광폐색은 요즘으로 치면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져 생기는 요로 폐색을 말한다. 당시에는 소변이 갑자기 안 나오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요도 안으로 도뇨관을 밀어 넣어서 소변을 밖으로 배출시켰다고 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하며 방광에서 나오는 요도를 감싼다. 전립선이 빵빵해지면 방광 하부에서 요로를 폐색시킨다. 이럴 때는 방광이 터질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승욱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항문 통해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경직장수지검사 또는 경직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하여 어느 정도 전립선이 비대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며 “소변 나오는 속도를 재는 요속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실제로 요로 폐색이 어느 정도 생길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요로가 폐색될 정도의 중증도의 배뇨증상 유병률은 80대에는 약 50%까지 상승한다. 이승욱 교수는 “초기 전립선 비대증을 적절히 치료한다면 중증 전립선 비대증 증상인 급성 요폐에 이르지 않게 할 수 있다”며 “배뇨 불편감이 있는 경우 초기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 방광이 폐색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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