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으로 물든 루이 비통에서 갈치 탕수를 음미하다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2024. 1. 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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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에 위치한 미술관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 루이 비통의 아이코닉한 트렁크가 전시된 미술관은 한국의 푸른 쪽빛으로 물들고, 다이닝 테이블 위에 두부선, 육포 다식, 대추 인삼말이, 전복포가 예술품처럼 올려져 있다.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루이 비통 미술관에서 즐기는 한식 파인다이닝이라니! 게다가 메인 셰프가 ‘한식 공간’의 조희숙, ‘온지음’의 조은희와 박성배, ‘밍글스’의 강민구, ‘리제’의 이은지로, 리스트업이 눈부시다.

‘우리 루이 비통’은 2024년 새해를 맞아 1월 3일부터 2월 8일까지 신메뉴를 선보인다. (왼쪽부터)석류 모양으로 빚은 만두가 들어간 ‘온지음’의 ‘석류 떡국’과 ‘우리 루이 비통’의 메인 요리인 ‘갈치 탕수’. 갈치 튀김에 돼지감자 부각을 올려 완성했다. 루이 비통 제공.

지난 11월 17일에 오픈한 루이 비통의 네 번째 팝업 레스토랑 ‘우리 루이 비통(Woori Louis Vuitton)’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한식 파인다이닝의 만남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동안 루이 비통은 세계적인 명성의 톱 셰프 피에르 상 보이에, 알랭 파사르, 이코이의 제레미 찬과 팝업 레스토랑을 펼쳐왔는데, 국내 한식 셰프들과의 협업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즈가 올해 최고의 음식으로 돼지곰탕을 선정하는 등, 2023년 세계를 휩쓴 K-푸드의 위상이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청담동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에 위치한 미술관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에 오픈된 네 번째 팝업 레스토랑 ‘우리 루이 비통(Woori Louis Vuitton)’. 루이 비통의 아이코닉한 트렁크가 전시된 미술관이 한국의 푸른 쪽빛으로 물들여졌다. 루이 비통 제공.

이탈리아 로만 주얼러 불가리도 지난 11월 10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 서호영 셰프의 미쉐린 가이드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옮음’과 두 번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업 디너는 불가리의 하이주얼리 ‘메디테라니아(Mediterranea)’의 론칭을 기념하며, 컬러 젬스톤에서 영감받은 8가지 코스의 디너를 선보인다. 전통 깊은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주얼리를 색채, 식감, 맛을 통해 표현해낸 한식을 만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며 음식 이상의 예술적 퍼포먼스와 같다.

2024년 2월 29일까지 진행되는 불가리와 서호영 셰프의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옮음’의 두 번째 협업 디너. 전통 깊은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주얼리를 색채, 식감, 맛을 통해 표현해낸 한식을 만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불가리 제공.

2024년 갑진년의 시작과 함께 ‘우리 루이 비통(Woori Louis Vuitton)’은 신메뉴를 발표했다. 오늘 1월 3일부터 2월 8일까지 만나게 될 새로운 메뉴는 다양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정상 셰프들이 코스 구성부터 전채요리와 디저트까지 전 메뉴를 함께 개발해 오직 ‘우리 루이 비통’에서만 만날 수 있는 미식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우리 한 입 거리’ 메뉴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한식은 조희숙, 조은희, 박성배, 강민구 셰프가 함께 준비한 ‘두부선’, ‘육포 다식’, ‘사워도우 족편’, ‘대추 인삼말이’, ‘전복포’다. 메인 요리인 ‘갈치 탕수’는 갈치 튀김에 돼지감자 부각을 올린 요리다. 살만 떠낸 제주 은갈치에 쌀가루를 입혀 튀긴 후 명인의 식초로 만든 고추탕수소스를 곁들여낸다. 가시가 많은 갈치에 흔하지 않은 조리 방법으로, 어디서도 경험치 못한 식감과 풍미를 터뜨린다.

(왼쪽부터) 2024년 신메뉴인 구운 한우에 채소 산적을 곁들인 ‘한우 구이’. 조희숙, 강민구 셰프가 함께 개발한 ‘우리 루이 비통’만의 특별 한정 메뉴다. ‘리제’ 이은지 셰프의 ‘연꽃 바슈랭’은 감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4종의 우리나라 제철 만감류로 만든 바슈랭에 연꽃 모양의 머랭을 더한 디저트다. 루이 비통 제공.

구운 한우에 채소 산적을 곁들인 ‘한우 구이’는 조희숙, 강민구 셰프가 함께 개발한 ‘우리 루이 비통’만의 특별 한정 메뉴다. 이외에도 한식공간의 시그니처 메뉴인 ‘대게 유정란 찜밥’과 새해 맞이를 의미하는 석류 모양 만두가 들어간 온지음의 ‘석류 떡국’도 만날 수 있다. 디저트 또한 창의적이다. 고소하게 구워낸 ‘잣 머랭’과 고추장 크럼블이 덮인 슈에 고추장 카라멜과 바닐라 크림, 간장 피칸을 채운 ‘장 바닐라 슈’ 등이 제공된다. 감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4종의 제철 만감류로 만든 바슈랭 디저트에 연꽃 모양의 머랭을 더한 이은지 셰프의 ‘연꽃 바슈랭’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치 모험의 여정을 담은 루이 비통 하우스의 헤리티지처럼, 미각과 시각의 창의적 모험을 즐기게 하는 메뉴들이다. 무엇보다 한 달여 정도만 경험할 수 있는 한정판 메뉴들이라 더욱 호기심을 일으킨다.

‘한식의 대모‘로 불리는 조희숙 셰프, ‘온지음’의 조은희 및 박성배 셰프, ‘밍글스’ 강민구 셰프, ’리제(Lysée)’ 이은지 셰프 등 국내 최정상 셰프들이 전채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함께 개발해 오직 ‘우리 루이 비통’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루이 비통 제공.

‘우리 루이 비통의 협업’을 리드해온 조희숙 셰프는 “셰프들 각각의 색채를 드러내기보다 서로의 결을 맞추고 다듬는 과정을 통해 ‘우리 루이 비통’만의 메뉴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한다. 조희숙 셰프는 1983년 세종호텔 주방에서 시작해 궁중, 사찰, 반가, 향토 등에 전승되는 한식의 명맥을 잇는 한식 파인다이닝의 살아있는 전설과 같다. 2019년 미쉐린 스타 반열에 오른 후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에서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로 선정됐다. 또한 조은희와 박성배 셰프의 ‘온지음’은 미쉐린 1스타를,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는 미쉐린 2스타를 빛냈다. 한국의 전통미를 더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리제(Lysée)’ 이은지 셰프도 예술적인 창의성으로 찬사 받는 라이징 스타 셰프다. 1월 3일부터 시작되는 새해 신메뉴도 지난 11월 17일 오픈 때 이상으로 순식간에 자리 예약이 매진되고 있다.

이제 K-푸드의 번영기가 열렸다. 지금까지 K-푸드의 세계화가 김치, 비빔밥, 불고기, 한우 구이 등 일상의 음식들과 함께 양적인 성장을 해왔다면, 고급화의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가 왔다. 루이 비통과 불가리와 같은 럭셔리 하우스들과의 협업 등, 하이엔드 식문화로서 세계화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 가는 한식 파인다이닝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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