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글로벌 럭셔리 호텔 최초의 한국인 총지배인 “언어보다 OO중요” [호텔 체크人]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열려
오사카, 럭셔리 호텔 각축전 치열
언어보다 열정과 자신감 중요
일본 글로벌 체인 럭셔리 호텔에서 첫 한국인 총지배인이 나왔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사령탑에 오른 앤디 노(한국명 노정길·49) 총지배인이다.
세인트 레지스는 미국의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내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호텔이 처음 문을 연 시기는 2010년. 당시만 해도 글로벌 체인 럭셔리 브랜드에서 임원 급은 물론 총지배인까지 한국인은 전무했다.
노 총지배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W 서울 워커힐(현 비스타 워커힐 서울),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스위스호텔 난카이 오사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리츠칼튼 교토를 거치며 20년 넘게 호텔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행보가 궁금했다. 노 총지배인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시 일본 럭셔리 호텔은 처음이라 오프닝부터 럭셔리 호텔 디자인과 운영(오퍼레이션)에 대한 준비가 여태껏 일했던 곳이랑은 좀 달랐다. 업계에서 하는 말처럼 전반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럭셔리 호텔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가 존재하는 편이다.
일본은 주로 ‘스몰 럭셔리’라고 해서 객실 수가 적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처럼 160실이나 아니면 100실 정도 사이의 호텔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스몰 럭셔리 호텔 특징은 객실 수가 단순히 적다고 해서 직원 수까지 적은 건 아니다. 여러 역할에 맞게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새로운 관점을 찾고 흥미를 갖게 됐다.
그때 일본어를 거의 못했다. 일본어를 조금 섞어가면서 영어로 인터뷰를 하는데 면접관이 그런 노력을 좋게 봤던 것 같다. 그래서 “당신이라면 일본에 가서 같이 오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그 이후 일본에 오게 됐다.
모든 문제를 해결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팀원과 같이 머리를 싸매고 궁리하고 노력한 결과 좋은 성과가 있었다. 그리고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일본 친구들이 많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게 나를 설득해 쭉 있게 된 점도 있다.(웃음)
한국인 관광객에게 제일 인기가 많은 여행지인 오사카는 쇼핑, 식도락, 놀 거리가 많다. 오는 2025년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도 열린다.
럭셔리 호텔은 2010년에 리츠칼튼 오사카와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두 호텔뿐이었으나 지금은 콘래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더블유(W)가 있다. 2024년 포시즌스 호텔, 2025년은 월도프 아스토리아와 카펠라 그룹의 파티나가 들어선다.
교토에는 리츠칼튼 교토를 필두로 포시즌스, 아만, 더 미츠이, 파크 하얏트, 로쿠, 럭셔리 컬렉션 등 럭셔리 호텔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식스센스, 샹그릴라, 카펠라 등 더 많은 럭셔리 호텔이 오픈을 준비 중이다.
럭셔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경험을 큐레이팅 하는 것이다. 호텔 각각의 공간이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돼있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를 예로 들면 개인적으로는 세인트 레지스 바의 벽화가 있는 바 카운터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꼽는다. 오사카의 역사나 위치에 대해서 연결 고리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럭셔리 호텔 운영 총괄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권한 부여가 중요하다. 권한 부여가 잘 된 직원은 자기 주도하에 능동적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해 마치 자신의 집에 손님을 초대하듯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총지배인이 된 지금 우선순위는 고객 경험 관리다. 전반적인 균형을 맞추면서 운영 총괄로서 팀을 잘 이끌 수 있는 럭셔리에 대한 지식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여유 시간이 되면 직접 사비로 공부 차원에서 여러 럭셔리 호텔을 예약해 묵기도 한다. 요즘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전 세계 어느 호텔이든 리뷰를 찾아볼 수 있다. 여러 가지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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