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K-엔터테이닝 무비의 새 이정표 [마데핫리뷰]
고려시대와 현대 바탕으로 SF·액션 결합해 신선한 볼거리 선사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외계+인'은 '타짜', '도둑들', '암살'로 대표되는 최동훈 감독이 처음 연출한 시리즈 영화다. 1부, 2부를 동시 제작해 2022년 1부를 선보였고,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10일 2부로 귀환한다.
평화를 수호하고자 악에 맞선다는 전반적인 내용으로 보아 할리우드 대표 엔터테이닝 무비 '어벤져스'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기어코 색다른 성취를 해내고야 만다. 완성도 높은 엔터테이닝 무비의 문법을 잘 따르는 동시에 고려시대, 현대를 바탕으로 SF, 액션을 결합하여 기존에 없던 장르물의 탄생을 알린다.
387일, 한국영화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을 거쳐 마침내 2부로 피날레를 꾸민 최 감독은 이 웅장한 모험을 그저 시도에 그치지 않고 서사적으로도, 미학적으로도 빼어나게 그려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외계+인' 2부는 1부의 주요 사건을 짤막하게 되짚으며 시작한다. 1부에 나온 일부 장면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덕에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고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이안(김태리)은 인간의 뇌에 사는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저지하려다 썬더(김우빈)와 630년 전에 갇힌다. 이후 시간의 문을 열 신검을 찾아 썬더와 미래로 돌아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운다.
과거 가까스로 이안의 목숨을 구했던 도사 무륵(류준열)은 몸속에 다른 존재가 있음을 깨달은 뒤 비밀을 알아내고자 그를 돕고, 삼각산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은 무륵에게 요괴가 들었다고 의심한다.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와 밀본의 수장 자장(김의성)까지 신검 쟁탈전에 합세하며 얽히고설킨다.
21세기에는 이안과 절친한 민선의 이모이자 관세청 수사관 민개인(이하늬)이 가드(김우빈)가 외계인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직접 사건을 해결하려 발벗고 나선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갈 외계 대기 '하바' 폭발 40여 분 전, 외계인 죄수 설계자가 귀환하고 지구가 막대한 위험에 빠지려던 순간 무륵, 이안, 썬더, 흑설, 청운이 시간의 문을 열고 돌아온다.
전편보다 성장하고 확장된 세계관이 인상적이다. 늘어난 캐릭터가 풍성함을 더한다. 베일에 싸여 있던 일부 캐릭터의 전사 혹은 비밀이 곳곳에서 밝혀지고 뿌려놓은 '떡밥' 회수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방대한 서사를 차근차근 짜맞추면서도 뻔한 전개를 피하려 한 최 감독의 고심이 역력하다. '전우치'에 이어 고전 설화적 상상력을 흥미롭게 풀어내려는 시도 역시 돋보인다.
설계자가 누구에게 숨어 들어갔을 거란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극을 뒤흔드는 예측불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액션마저 독보적이다. 여태껏 한국영화에서 봐온 범주를 웃돈다. 외계인 죄수와 인간의 대결이 본격화하는데, 도술에서 시작해 장풍, 초능력, 검, 총기 액션에 이르는 동안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총동원된다. 후반부 기차 시퀀스는 백미다. 폭발하고 터지고 깨지고 무너지며 쉬지 않고 몰아친다.
흑설, 청운이 1부의 웃음을 책임졌다면 2부에서는 민개인이 가세한다. 망가짐을 불사한 명연기로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이하늬의 솜씨가 발군이다.
'외계+인' 2부는 오는 10일 개봉하며 상영 시간은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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