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미국이 싫어요”…‘G7 대항마’ 공식가입 선언한 사우디
중·러 중심 안보 블록으로 진화
석유·LNG 주생산국 확대하며
OPEC+ 대체 에너지 동맹으로
연초 시진핑-푸틴 축전교환
10월엔 러 카잔서 정상회의
브릭스는 올해 사우디를 비롯해 이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에디오피아 등 5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맞이하면서 미국과 주요7개국(G7) 중심의 경제블록에 대항하는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사우디 국영 방송에 출연해 “브릭스는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유익하고 중요한 통로”라며 브릭스 가입 사실을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브릭스는 신흥경제국을 지칭하는 투자 업계 개념이었다.
그러나 2009년 해당 국가들이 공동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공식적인 협의체로 발돋음했다. 2015년에는 5개국이 신개발은행(NDB·브릭스개발은행)을 출범시켰고, 지난해에는 6곳의 추가회원국 가입을 승인하기도 했다. 다만 당초 가입의사를 내비쳤던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정권 교체와 함께 미국 동맹을 강조하며 이를 철회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릭스에 공식가입하면서 G7의 대항마 역할을 함과 동시에 중국·러시아 중심의 에너지 안보동맹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란이 추가 되면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중 3곳이 포함되며, 확장된 브릭스의 석유 공급량은 전세계의 42%를 차지하게 된다.
원유시장의 수급은 여전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맡고 있지만 OPEC이 내부에서 강대국들의 감산요구, 이란·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서방 에너지 제재 등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브릭스가 OPEC+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확대된 브릭스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러시아를 겨냥한 원유 가격 상한제 참여를 거부한 중국, 인도가 모두 포함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1일 크렘린궁 성명을 통해 “올해 브릭스 의장국으로서 공평한 세계 발전과 안보를 위한 다자주의 강화를 주제로 브릭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도주의적 접촉 등 세 가지 주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국제·지역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효과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에너지와 식량 안보를 보장하고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브릭스의 역할을 발전시키며 상호 교역에서 국가 통화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특히 올해 5개국의 정회원 가입에 이어 36개국에 달하는 국가가 브릭스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며 세를 과시했다.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는 지난 2015년 이후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로 남아공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도 참석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러시아로 각국 정상들을 초대해 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의 양대 축인 중국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지난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새해 축전을 교환하며 한목소리로 ‘협력 강화’를 천명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100년만의 격변을 맞은 국제 형세에서 중국과 러시아 관계는 시종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하고, 정확한 방향으로 전진해왔다”라며 “중러 무역액이 2000억달러(약 259조원) 목표를 예정보다 일찍 달성했고, 양국 관계의 물질·민의(民意)적 토대는 한층 더 견고해졌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각 영역에서의 협력이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의 틀 안에서의 양국 협력은 새로운 진전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협력 강화가 직접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 당시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브릭스 같은 다자기구 메커니즘을 통해 중국과 소통하고,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 시스템을 유지하며 보다 정의롭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중국은 일대일로 활성화를 위해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들과 협력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EAEU는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맞서 2015년에 창설한 옛 소련권 국가들의 경제연합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중국에서 물 들어올때 노 저어라”…공장 ‘풀가동’ 한다는 이 기업 - 매일경제
- 이재명 흉기피습 ‘경정맥 손상’ 얼마나 위험?…출혈 못막으면 쇼크사도 - 매일경제
- 타블로 단골 떡볶이집, 30년 영업 종료에 오픈런...어디길래 - 매일경제
- “부잣집이라 문패부터 다르네”…삼성 이병철 회장 생가 가보니 [방영덕의 디테일] - 매일경제
- 한국에선 정말 ‘나쁜 아빠車’…옆집 아빠 질투유발, 타는순간 ‘강한 남자’ [카슐랭] - 매일
- 세계 3위, 몸값 3조, 신입연봉 6200만원…‘이 기업’ 코스피 상장한다 - 매일경제
- [단독] 산업은행 “채권자 반대매수청구권 행사시 태영이 채무 인수하라” 요구 - 매일경제
- [단독] ‘한국살이’ 선택한 일본 천재소녀…“강해지고 싶었어요” - 매일경제
- “지하철 한달 42번 타야 본전”…서울 무제한교통카드, 쓸모 있을까? - 매일경제
- “이정후, 2024년 ROY 후보” MLB.com이 돌린 ‘희망회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