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60대 오랫동안 국힘 당적 보유…국힘 “4년 전 탈당한 동명인물 있을 뿐” 해명

이동준 2024. 1.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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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 이재명 피습에 환호·“쇼”라고 주장하기도
2일 부산 가덕도에서 괴한(파란 종이왕관을 쓴 이)이 군중을 헤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그는 이 직후 이 대표의 목을 흉기로 찔렀다. /유튜브 정양일TV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앞선 2일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대표를 공격한 피의자 김모(67) 씨가 오랫동안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하고 있다가 돌연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민주당 가입 이유에 대해 이 대표의 일정 파악을 위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범행을 위한 '위장 가입'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3일 JTBC와 민주당 자체 조사 결과 현재 민주당에 당적을 두고 있는 김씨는 민주당에 가입하기에 앞서 긴 시간동안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서도 당초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에 가입한 이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총선을 100일도 남기지 않은 지난 2일 제1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총선에 미칠 파장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방송인터뷰에서 “정치판이 흔들릴 수 있는 커다란 변곡점이 될 거라 본다”고 내다 봤다.

정치권은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야당 대표가 테러로 희생당한 사건의 민감성 때문이다. 야당이 이를 정치적 이익으로 연결시키려 하거나, 여당이 책임론을 지나치게 의식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김씨의 정당 가입 이력을 두고 “양극단의 혐오 정치로 몰아가려는 불필요한 논쟁은 지금 상황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거의 4년 전인 2020년 탈당한 동명 인물이 있으나 인적 사항이 분명치 않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마치 사실인 양 정치적으로 왜곡해 국민의힘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것은 지양할 일로 매우 유감”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들 시선은 곱지 않다. 김씨 당적에 앞서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 대표 피습 소식에 환호하고 “쇼”라고 주장해 논란을 부른 터였다.

문제의 상황은 전날인 2일 오전 11시쯤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터져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피습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부 지지층은 이 대표 피습에 환성을 내질렀다.

한 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님께서 괴한으로부터 피습 당하셨다는 뉴스를 봤다”고 하자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는 “야당의 대표가 백주대낮에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한 위원장 말에 “쇼입니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에 당황한 한 위원장은 한쪽 손을 들어 급히 제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같은 당원들 모습이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수사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해 3일 “벌어져선 안 될 정치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해줄 것을 검경에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안전에 관련된, 특히 유명 정치인들의 안전 관련된 조치에 대해서도 치안 당국에서 대책 마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테러도 강력하게 규탄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로 2차 가해, 2차 테러를 가하는 자들도 흉악범 못지않게 발본색원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 테러에 대한 가짜뉴스 유포자들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 고 경고했다.

이 대표 피습을 두고 ‘자작극’, ‘사용된 흉기는 종이칼’이라는 등 근거 없는 낭설 확산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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