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라] ‘착한 실손’ 이라던 3세대 보험료 18%↑…“갈아탄 사람만 바보”
보장 제일 좋은 1세대, 보험료 4% 인하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고물가 시대에 지출이 커지다 보니, 매달 내는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3만원도 버겁게 느껴진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부담한 의료비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출시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구분된다.
현재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상품에 가입돼 있는데, 기존 가입자들이 청구한 보험금을 반영해 지속 보험료 인상을 해왔기에 그 사이 보험료가 꽤 올랐다.
막 출시된 4세대와 비교해서는 꽤 차이가 크다. 당장 의료비 지출이 많지도 않아서 4세대로 전환을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1세대, 2세대 상품 보장이 좋기에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주변 만류에 마음을 접었다.
실손보험은 출시 초기엔 기본보험료가 낮은 데서 시작한다. 이에 많은 보험설계사가 3세대 실손보험 출시 당시에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워 1, 2세대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환 영업을 했다. 금융당국이 지어준 ‘착한 실손’이란 별명도 있다.
고액을 매월 지불하던 많은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3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택했다. 당시만 해도 3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크게 오를 일이 없어 보여서다. 이른바 ‘과잉진료’에 해당되는 항목을 중심으로 보장 범위를 축소해 보험금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측과 보기좋게 빗나갔다. 3세대 실손보험료는 올해 18% 올랐다. 와중에 1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4%가량 인하됐다.
금융당국을 믿고 전환을 한 소비자만 바보가 된 셈이다.
보험료 조정 이유는 바로 손해율이다.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몇 년간 상승을 거듭해 작년 3분기 기준 154.9%에 달한다.
해당 손해율 추이를 보면 내년 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 3세대 실손보험료가 또 오르면 저렴한 보험료라는 장점은 사라진다. 1, 2세대 상품을 버리고 3세대로 갈아탄 소비자만 속을 끓일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도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보험 소비자를 대상으로 4세대로 전환을 적극 권했지만, 이제 다수 소비자는 학습효과가 생겨 유지를 택했다.
금융당국도 저렴한 보험료를 미끼로 던지는 무책임한 실손보험 전환 정책을 멈춰야겠다. 제2의 국민의료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이 건강하게 지속 운영돼야겠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는 어불성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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