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 0%’ 뽑기 아이템 판 넥슨…‘역대 최대 과징금’ 116억 철퇴
“기존과 동일” 거짓 공지하기도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운영업체 넥슨코리아가 당첨확률 ‘0%’의 게임 아이템을 팔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3일 공정위는 게임 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공지한 넥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첫 전원회의 심의 사건으로 전자상거래법이 적용된 사례 가운데 최다 과징금이다.
넥슨은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해 판매했다. 큐브는 게임 캐릭터의 장비를 강화해주는 확률형 상품으로 이른바 ‘돈으로 살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을 구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용자 간 경쟁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 특성상 큐브를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올리려는 수요는 높았다. 실제 큐브 판매액은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에 달하는 등 넥슨 매출을 이끌고 있다.
큐브 도입 당시 넥슨은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다가 4개월 뒤에는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해당 옵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확률을 조정했다. 그러면서도 확률 조정에 대한 사실은 별도 공지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는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이른바 ‘보보보’(보스 데미지 추가), ‘드드드’(아이템 드롭률 증가) 등을 아예 뽑을 수 없도록 당첨 확률을 ‘0%’로 변경했다. 이번에도 넥슨은 확률 조정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나아가 ‘큐브 기능은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고 거짓 공지를 했다.
2013년 7월에는 장비를 최상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블랙큐브(등급 상승 확률 1.8%)를 출시한 뒤 같은 해 12월 등급 상승 확률을 1.4%로 내렸고, 2016년에는 1%까지 낮췄다. 확률 변경 내역은 이번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법 위반 기간 동안 넥슨이 큐브를 팔아 올린 매출액은 5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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