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3연임’ 결국 무산
윤 대통령 취임 후 직간접 압박
대통령실 행사에 초청 못 받고
국민연금 이사장은 ‘공개 비판’
17일 명단 확정…3월 최종 선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결국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이례적으로 후보군에서 최 회장을 뺀 것은 향후 회장 선출 과정에 잡음이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최 회장이 경쟁에서 빠지면서 포스코 수장 선임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후추위 회의를 열고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벌여 ‘평판 조회 대상자’로 내부 인사 8명을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대상자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자진해서 후보군에서 빠졌는지, 심사과정에서 제외됐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최 회장은 연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포스코홀딩스 주식 3억원어치를 매입해 사실상 연임 의지를 드러냈다는 예상이 나왔다. 게다가 지난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서 현직 회장은 의사 표명 없이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 수 있는 길까지 열어둬 3연임 도전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이에 최 회장이 후보군에서 빠진 데는 정부가 최 회장의 3연임에 비판적인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출 절차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실상 최 회장의 3연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지분율이 6.71%인 최대주주다.
포스코는 재계 서열 5위 대기업집단이지만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해외 순방은 물론 올 신년회까지 대통령실 행사에 단 한 차례도 초청받지 못했다. 정부·여당 주변에서는 일찌감치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후보 8명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내부 인사 후보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거론됐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등도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후추위는 이번 심사에서 경영 역량, 산업 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등 후보자 기본 자격요건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0년간 개인 이력과 최근 5년간의 사내 평판·평가 기록, 포스코그룹을 책임질 새로운 미래 리더십과 관련한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정된 8명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기관에 평판 조회를 의뢰할 예정이다. 후추위는 8일까지 조회 결과를 받아 10일 제5차 후추위에서 ‘내부 롱리스트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모집 중인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까지 취합되면 17일 20∼30명 규모의 ‘내·외부 롱리스트’를 최종 확정하고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추천자문단’의 의견도 받는다. 이후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 자문을 받아 ‘쇼트리스트’와 ‘파이널리스트’를 압축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외부 출신 후보들이 추천될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포스코에선 전·현직 내부 출신을 회장으로 뽑는 것을 불문율로 여겨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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