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부릉’ 오토바이에…종로구 “쉿”

서울 자치구 첫 규제 마련
95dB 초과 시 10만원 벌금

서울 도심 종로에서 심야 시간대 오토바이 소음을 단속할 규제가 마련됐다. 배달 이용 증가로 관련 민원이 많아져 다른 지역으로도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종로구에 따르면 인왕산로3~북악산로267(북악팔각정) 구간에 대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배기소음 95㏈(데시벨) 초과 이륜자동차의 사용금지가 지난 2일 고시됐다.

이에 올해 1분기 중으로 인왕산로, 북악산로 초입 등에 전광판을 설치해 규제 지역을 안내하고 2분기부터 경찰·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합동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용금지 구역과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앞서 2022년 환경부는 심야에 지나친 소음을 내는 이륜차를 확성기와 같은 ‘이동소음원’으로 지정, 지자체별로 주거지 내 운행 금지구역·시간 등을 설정해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배달용 이륜차 증가로 오토바이 소음 관련 민원이 2019년 935건에서 2021년 2154건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면 방해 등을 막기 위해 ‘고소음’ 규제 대상은 95㏈ 이상을 기준으로 했다. 소음이 심한 공장 내부가 90㏈, 기차가 지나가는 주변 소음이 100㏈ 정도다. 과도한 불법 개조(튜닝)를 하지 않은 배달·생계용 이륜차는 보통 90dB을 넘지 않는다.

지난해 경기 용인시와 천안시 등이 관련 고시를 통해 단속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에서는 종로가 처음이다. 종로구 관계는 “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서울 자치구 최초로 이륜자동차 규제 방안 고시를 시행하게 됐다”며 “위반 시에는 과태료 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