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회장이 눈물 호소했지만…"핵심 빠진 자구안" 채권단 싸늘
PF 대출 부실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업계 16위 태영건설이 오늘(3일) 채권단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관계사인 SBS 지분 매각 계획이 나올지가 채권단 최대 관심사였지만, 자구안에는 담기지 않았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들이 모여듭니다.
채권단만 600여곳, 역대급 규모입니다.
오늘 태영건설을 어떻게 살릴지, 자구안을 설명하는 자리엔 90세 윤세영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윤 회장은 채권단에 "태영을 포기하는 건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며 "국가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협력사나 분양 계약자, 채권단까지 힘들어질 수 있단 건데, 눈물까지 흘린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설명회 내내 채권단 분위기는 싸늘했습니다.
[채권단 관계자 : 태영건설 쪽에서 호소하는 정도밖에 안 됐던 것 같아요. 설명회가 아니라. 더 있는 거는 시간 낭비다 싶어서 미리 나왔어요.]
특히 자구안에 오너 일가 사재출연이나 sbs 지분 매각 등 핵심이 빠지면서, 태영건설을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양윤석/TY홀딩스 전무 : SBS 매각을 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론으로 당연히 제시가 될 수 있는데 법적 제약이 많은 사안입니다.]
지주사인 TY홀딩스는 워크아웃 신청 직후, 자회사를 판 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걸 어기면서 채권단 신뢰를 깼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산업은행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더 강력한 자구안을 요구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강석훈/산업은행 회장 :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지원을 했습니다. 태영 측과의 신뢰성이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고요.]
채권단은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합니다.
채권단 75% 동의가 필요한데, 만족할 만한 자구안이 없을 경우, 태영건설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됩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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