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귀환, 美의 맞불 'CES 격돌'…삼성·LG·현대차도 간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관통하는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산업계 전반에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올해 전시회는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AI 생태계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한국까지 각국의 '격돌'이 예상된다.
사상 최대 규모…올해 'CES 2024' 관통 키워드는 AI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를 개최한다. 올해 슬로건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으로 인류가 마주한 과제를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자는 뜻을 담았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기술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메타버스 등이 주제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한층 커진다. 참가 기업만 약 10% 증가해 150여개국에서 총 40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한다. 주최 측인 CTA는 예상 참관객이 13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의 11만5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CTA(지난 2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참가기업은 4249개로, 중국(1115개)은 미국(1189개)에 이어 규모 면에서 2위에 올랐다. 지난해(502개)보다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200개사와 맞먹는 규모다. 한국 역시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762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CES 2024에서 참관객들은 AI 기술의 진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싱스'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린다. AI 기술이 적용된 주방 가전과 어플리케이션(앱) 등으로 미래 스마트홈을 선보인다. 개막 전날인 오는 8일엔 ‘모두를 위한 AI : AI 시대의 연결성’을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다. 이 자리에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세계 1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필두로 차세대 모빌리티 '알파블'을 구현한 콘셉트카, 글로벌 자동차 유리업체 생고뱅 세큐리트와 협업한 차세대 차량용 투명 안테나 등을 처음 공개한다. AI기능이 강화된 청소기·냉장고, 가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집사형 로봇도 선보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8일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를 주제로 AI로 연결·확장되는 미래 고객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더 혁신"…한·미·중 CES 2024서 대격돌
인텔과 퀄컴, AMD 등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신규 반도체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AI를 탑재한 PC와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이들 기업 역시 앞다퉈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를 적극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그래픽저장장치(GPU) 1위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카드(RTX 40 SUPER)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AI가 가장 핵심 주제인 만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와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가 기조연설에 나선다. 갤싱어 CEO와 아몬 CEO는 각각 'AI 에브리웨어', '온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밖에 월마트 더그 맥밀론 CEO와 국내 기업에서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무대에 오른다. 유일한 한국 연사인 정 부회장은 오는 10일 기조연설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과 육상 혁신 비전 등을 소개한다.
올해 'CES 2024'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중국 기업들의 대거 귀환'이다. 코로나19 시기 봉쇄 정책으로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중국 기업은 올해 1000개가 훌쩍 넘는 기업들이 참가하며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과 미국, 중국의 참가 기업은 전체 등록 기업의 72%에 달해 최첨단 AI 기술과 서비스를 둘러싼 3개국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중국 TCL과 하이센스 등이 관심 대상이다. 이들 기업은 전세계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3위다. TCL는 올해 퀀텀닷(QD) 미니 LED TV, 빌트인 냉장고와 세탁기, AR글래스,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100여개 넘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센스 역시 '보고, 연결하고, 경험하라'라는 주제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이고 최신 스마트홈 제품을 비롯해 레이저 TV, 최첨단 ULED TV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중국이 양을 넘어 내용 면에서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을 얼마나 들고 나올지 시선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중국 업체들은 삼성, LG 제품과 꼭 닮은 카피캣 제품으로 업계 눈총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 제조사들의 TV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업체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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