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해로 응급실 온 절반이 10·20대···5년새 50~70% 늘었다

2022년 자살·자해 시도자 4만3268명
코로나로 인간관계 단절, 취업난 겹쳐

[서울경제]

2022년 응급실에 실려온 극단 선택·자해 시도자 4만 3000여 명 중 절반가량이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 극단 선택·자해 시도자는 5년간 50∼70% 급증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간관계가 단절된 데다 경기 둔화로 취업 시장마저 얼어붙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최근 발간한 ‘2021∼2022 응급실 자해·자살 시도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응급실 이용자 769만 4472건 중 자해·자살 시도자는 4만 3268건(남성 1만 5675건·여성 2만 7593건)이었다.

자살·자해 시도자는 2019년 4만 2968건으로 4만 건을 넘긴 후 2020년 4만 828건, 2021년 4만 3674건으로 늘다가 2022년 소폭 감소했다.

2022년 자살·자해 시도자는 인구 10만 명당 84.4건이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61.4건, 107.3건으로 여성이 1.7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만 2432건으로 가장 많고 10대가 7540건, 30대가 6071건 등의 순이었다. 전체 시도자 중 10∼20대 비중이 46%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으로 봐도 20대에서 190.8건, 10대에서 160.5건, 30대에서 91.5건 순이었다.

10∼20대 자해·자살 시도는 급증하는 추세다. 자해·자살을 시도한 10대는 2018년 인구 10만 명당 95.0건에서 2022년 160.5건으로 5년간 6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는 127.6건에서 190.8건으로 49.5% 뛰었다. 이 기간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 증가율 11.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경기 둔화에 따른 취업난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간관계 단절 등을 겪으면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청년층 정신 건강 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등 청년을 위한 정신 건강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자해·자살 시도자를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의 경우 80대 이상에서 인구 10만 명당 125.9건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05.4건, 10대 69.1건, 30대 65.0건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20대가 인구 10만 명당 28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대 257.8건, 30대 119.9건, 40대 86.3건 순이었다. 자해·자살 시도자의 상태를 보면 중독(음독 등), 베임·찔림, 질식 순으로 많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중독이 1위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