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도면' 대만에 통째로 샜다

前 대우조선 직원 2명 입건
컨설팅업체 통해 유출 의혹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통째로 유출됐다. 해당 도면은 대만 정부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 대우조선해양 직원 A씨 등 2명을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면서 도면을 빼돌리고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B사로 이직했다. 이후 도면을 대만 측에 넘겼다고 한다.

경찰은 기술 유출을 막지 못한 B사도 입건했다. 대만으로 넘어간 2000쪽 분량의 잠수함 설계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이 2019년 인도네시아에 1조1600억원에 3척을 판매한 'DSME1400' 모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출형 잠수함 'DSME1400' 기술은 한국을 전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해군과 대우조선해양 출신 등이 설립한 B사가 대만 조선사 CSBC와 손잡고 잠수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찰청·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대만은 2016년부터 첫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인 'IDS'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규모는 최대 160억달러(약 19조128억원)에 이른다.

대만은 지난해 9월 IDS '하이쿤' 1번함을 공개했다. 경찰은 잠수함 기술 대부분이 대만 정부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B사를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B사는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이쿤 잠수함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등을 정부 허락 없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B사 임원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B사에 대해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현재 한국은 대중 관계를 고려해 대만에 잠수함 기술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권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