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SBS 지분 팔 생각은 안 했다'는 태영
"TY홀딩스 쓴 태영인더 매각자금 결국 건설 지원"
강석훈 산은 회장 "채권단 신뢰 이끌어낼지 의문"
SBS 지분 매각은 태영건설 자구노력 방안의 하나로 제시될 수 있지만 방송법 관련해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있다. (지분 보유를 위해) 우리가 부과받은 조건도 많아서 (매각에) 제약이 많다.- 티와이홀딩스 양윤석 전무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낸싱(PF) 발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자 설명회를 갖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방안을 제시했다.
보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 및 담보제공을 비롯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과 PF사업 재구조화 방안이 골자다. 하지만 채권단 반응은 신통찮다.
금융당국이 워크아웃 시행과 관련해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전제한 만큼 알짜 자산인 SBS 지분 매각을 비롯한 자산매각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태영그룹측은 방송법 등 제약을 이유로 SBS 지분매각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윤석 티와이홀딩스 전무는 이날 채권단 설명회 후 태영건설 본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워크아웃과 사업 정상화를 위한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단에서도 SBS 지분매각을 비롯 사재출연 등 질문이 나왔지만 허가사업이고 방송법상 제약이나 부가조건 등이 있어 매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워크아웃 결정(11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채권단에서 지분 매각 관련해 계속해 이야기가 나온다면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다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지원 관련 논란에대해서는 "지원 방식과 내역을 모두 밝힐수는 없지만 태영건설을 위해 모든 매각자금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물류부문 자회사 매각 자금은 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나 태영건설에 넘어온 차입자금이 1133억원 규모여서 자금 지원이 되고 있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양 전무는 "일부 자금이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TY홀딩스) 채무대위변제 자금으로 쓰였는데 이 역시 태영건설 PF채무 보증에 따른 채무 변제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앞서 태영건설 채권자 일부는 태영건설과 그룹이 자구노력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당국에서 지난달 28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채권액 전부를 갚을 것이라 공언하고도 이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태영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돌아오자 태영건설이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금융채권으로 보고 갚지 않았다.
워크아웃 결정 전부터 자구노력 논란이 불거지며 워크아웃 무산설까지 나오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설명회에 나서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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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451억원의 외담대와 관련해서는 "협력업체가 할인해 간 금액은 금융채권에 해당하며 1차 협의회가 열리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는 유예된다"면서 "채권단에도 유예 대상 채권 범위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PF 우발채무가 9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SOC사업보증, 책임준공 확약 등의 PF 보증은 통상 부도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분양률 75% 이상 등 통상적으로 위험 발생이 낮은 부분들을 제하고 2조50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으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위험 수준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 이후에도 채권단은 태영건설과 그룹의 자구노력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 주류인 것으로 관측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설명회 이후 "태영건설 상황이 태영건설과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판단에서 비롯한 만큼 책임있는 자세와 진정성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대주주의 뼈를 깎는 충분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나 당초 약속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어 채권단과 시장 신뢰를 이끌어 낼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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