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어기고 매각대금 400억만 지원···산은 "뼈깎는 노력해야"
강석훈 "연대보증 등 16.3조 달해
구체안 없이는 채권단 동의 어렵다"
태영에 반대매수청구권 매입 요청도
윤세영 회장 "우발채무 2.5조 그쳐"
티와이홀딩스 채무변제에만 집중
"11일까지 사재출연 등 계속 논의"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위한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강석훈 회장은 “(태영그룹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태영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도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제1차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 설명회에서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을 묻는 채권단의 질문에 “방송국(SBS) 주식은 제한물권(소유권 기능 일부가 제한된 물권)도 많아 지금 매각 여부를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태영그룹은 SBS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현행 방송법상 지상파 방송의 최대주주(최다액출자자) 변경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SBS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기만 해도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은 채권단에 △보유 자산 매각 △강도 높은 구조조정 △사업 정상화 등 총 세 가지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여기에 SBS 지분 매각이나 대주주의 사재 출연 여부 및 규모 등은 언급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태영그룹 관계자는 “대주주의 사재 출연은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11일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 결정 전까지 시간이 있어 주채권은행을 통해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당초 채권단과 약속한 네 가지 조항부터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태영그룹과 산은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에코비트 매각 대금 △블루원 지분 담보·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을 통해 ‘태영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중 400억 원만을 태영건설에 지원했고 나머지 자금 중 500억 원을 티와이홀딩스 채무보증 해소에 먼저 투입했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티와이홀딩스에 자금을 투입한 배경에 대해 “근본적으로는 태영건설이 보증을 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 회장은 이날 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400억 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한 것이 채권단과 태영 간 신뢰가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라며 “계열사 블루원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도 (채권단은) 해당 자금이 태영건설에 간다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태영 측은 이 말을 바꿔 블루원 자금을 티와이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쓰겠다고 하고 있어 어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직접 만나 원래 약속한 네 가지 조항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하지만 오늘 태영 측은 자구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단순히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구체적인 자구안이 없는 워크아웃 계획은 (워크아웃 개시 조건인)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도 이날 설명회에서 “현재까지는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이에 채권단은 태영 측에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단이 행사하는 채권매수청구권, 즉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매입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도 요청한 상태다.
태영 측과 채권단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대립했다. 윤 창업회장이 이날 채권단에 “최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9조 원이라고 나왔지만 실제로 문제가 되는 우발 채무는 2조 5000억 원 정도”라고 했지만 강 회장은 “산은이 파악한 것은 태영건설의 직접 채무 1조 3000억 원, 이행 보증 채무 5조 5000억 원, 연대보증 채무 9조 5000억 원”이라고 밝힌 것이다. 강 회장이 언급한 채무 규모는 총 16조 3000억 원에 이른다.
한편 워크아웃 좌초 위기에 놓인 태영그룹은 윤 창업회장과 이재규 태영건설 사장이 직접 채권단에 면담을 요청하는 등 채권단 개별 접촉에 나선 모습이다. 윤 창업회장 측은 이날 금융지주 두 곳에 회장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면담 여부·일정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 역시 현재 각 채권 금융회사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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