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P만기 폭탄` 터지면 속수무책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

김경렬 2024. 1. 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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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돈맥경화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에서 시장 현안을 점검하면서 공개하지 않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가 잠재적인 부실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작년 말 기준 PF-ABCP 발행잔액은 37조3002억원(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포털 기준). 이중 80%는 증권사와 건설사 물량으로 전해진다.

대략 30조원 PF-ABCP를 증권사와 건설사가 매입 확약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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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단기시장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응”
PF-ABCP 발행 잔액 37조원…증권사 PF대출의 6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투자 심리 꺽여…시장 상황 악화
지난달 29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금융 수장들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장에 입장하는 입장하는 최상목 부총리. <연합뉴스>

증권사 돈맥경화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에서 시장 현안을 점검하면서 공개하지 않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가 잠재적인 부실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단기 자금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번질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는 금융당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작년 말 기준 PF-ABCP 발행잔액은 37조3002억원(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포털 기준). 이중 80%는 증권사와 건설사 물량으로 전해진다. 대략 30조원 PF-ABCP를 증권사와 건설사가 매입 확약을 한 것이다.

PF-ABCP는 브릿지론이 많아 고위험 어음으로 분류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착공이 진행되면서 본PF로 전환돼 큰 문제가 없었지만 요새 상황은 판이하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동시에 투자자와 업장, 보증사 등 모든 시장 당사자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집계는 작년 한 해 수차례 진행된 금융권 현안 점검 소통회의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현안 회의에서는 부동산 PF대출을 집중해 들여다봤다. PF대출의 금융권 합계는 134조3000억원이다.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 업계의 물량(113조5000억원)이 대부분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F-ABCP는 대출이 아닌 어음이라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PF-ABCP에 관여한 증권사와 건설사의 부실이 일시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9월 말 기준 증권사 PF대출은 6조3000억원이다. PF-ABCP의 연말 발행 잔액과 비교하면 PF대출은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PF대출 연체율에 PF-ABCP(브릿지론) 상황을 포함하면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말 PF대출 연체율은 10.38%로 직전년도 대비 6.67%포인트(p) 급등했다. 작년 상반기 말 연체율은 17.28%까지 치솟았다가 9월 말 13.85%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투자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증권사들은 ABCP를 직접 매입했다.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자 PF-ABCP를 자체 자금으로 매입했던 것이다. 당시 상황에서 투자 심리를 꺾었던 레고랜드 사태처럼, 이번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랩·신탁 단기 운용역들에 대한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시장 전문가도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PF 관련해선 업장 하나하나를 매칭시켜 관리 방안을 마련해둔 상황"이라며 "단기 채권 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지나친 불안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보고서를 통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부동산 경기 둔화의 결론 중 하나일 뿐이고 또 다른 위기를 낳는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의지로 볼 때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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