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엔 3kg, 실제는 2.5kg?…도매시장 과일에 무슨 일이
【 앵커멘트 】 라면이든 음료수든 낱개들이 소포장 보다는 대용량 박스로 사면 아무래도 더 싸게 살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과일은 그렇지가 않은가 봅니다. 특히 도매시장까지 찾아가 무겁게 사들고온 과일박스가 겉에 적힌 무게보다 덜 나가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상자 안에 든 과일이 증발을 하는 것도 아닐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강서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를 앞둔 천혜향 3kg 상자입니다.
박스를 뺀 과일만 3kg이 들어있어야 하지만 무게를 재보니 2.8kg 밖에 안 나갑니다.
▶ 스탠딩 : 강서영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천혜향 한 알이 0.2kg이 나가는데, 그렇다면 이 박스에는 한 알 정도가 빠진 셈이 되는 겁니다."
지난해 가락시장에서만 이 같은 중량 미달 신고가 580건이 접수됐습니다.
시장 한 곳의 문제만은 아니어서, 광주 서부도매시장에 도착한 3kg 레드향 상자도 알맹이는 2.5kg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중간 상인 - "소비자들이 갖고 왔을 때 또 항의하거든요. 중량이 안 맞으면…."
그렇다고 생산지로 반품시킬 수도 없습니다.
현행법상 중간 도매상은 일단 과일이 경매장까지 왔다면, 원칙적으로 반드시 경매에 부쳐야만 합니다.
신선식품인 과일을 도매상들이 함부로 반품시키지 못하게끔 농민 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법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석록 /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장 -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10년간 계속 진행이 돼온 거라…중량이 부족해도 중도매인들이 경매를 거부할 수 없는 그런 부분 때문에 그걸 악용을 하는 거예요."
이런 일명 '과일 빼먹기'를 경매장에 도착하기 전 사전 단속할 수 있는 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제정한 서울 뿐입니다.
▶ 인터뷰 :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 - "이런 거는 절대 올리지 마세요. 이렇게 해야 되는데 또 협조 안 하는 분들이 개중에 또 있다 보니까…"
양심적인 상인들이 부족한 과일을 다시 채워넣지 않는 한 피해는 결국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겠다고 박스로 구매한 소비자들의 몫입니다.
MBN뉴스 강서영입니다. [kang.seoyoung@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염하연·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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