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출연·SBS 지분 매각 빠진 태영 자구안...절차 난항

이승윤 2024. 1. 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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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상대로 자구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 관심 사항인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앞으로의 절차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기자]

네, 경제부입니다.

[앵커]

산업은행에서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가 진행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영건설은 오늘(3일) 오후 3시부터 주채권 은행인 KDB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채권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태영 그룹 창업주이자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로 5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복귀한 윤세영 회장과 아들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참석했습니다.

설명회에 참석한 채권 금융기관만 6백여 곳, 7백여 명에 달했습니다.

윤 창업 회장은 채무를 상환한 기회를 주면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일부 보도에 나온 9조 원이 아닌 2조 5천억 원 규모이고 수주 잔고는 12조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전에 자리를 떴으며 대신 태영건설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를 팔아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을 추진하고, 평택싸이로 지분 62.5%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 관심 사항인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이 벌써 채권 상환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 태영건설이 기업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안을 내놨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산은 측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약속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고, 노력도 부족하다며 신뢰가 상실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을 태영건설로 넣었어야 하지만, 태영 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 채무 변제에 활용하고 400억 원만 넣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으로 확보한 자금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쓰기로 했는데 태영 측이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쓰겠다며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습니다.

산업은행은 태영 측에 약속한 4가지 조항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고, 그 확약을 채권단 회의에서 공표해주길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태영이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자구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태영건설은 공시를 통해 향후 733억 원은 필요 상황에 따라 추가로 차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Y홀딩스는 "SBS는 매각에 법적 제약이 있다고 채권단에 계속 말씀드리고 있고, 가능한 방법이 있나 찾아보겠다는 것이지, 꼭 그런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창업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일부만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모든 매각 대금은 태영건설을 위해 지원했거나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선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한데요.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의 자구노력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참석자도 "SBS를 팔지는 나중에 결정하더라도 중요한 건 채권단에 성의를 보이는 것인데, 그게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태영건설이 만족할 만한 자구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개시 자체가 불발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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