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도 불안했는데… MLB 마무리 고우석, 현실성 있나[초점]

심규현 기자 2024. 1. 3. 1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고우석(25)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코앞이다. 다만 고우석이 익숙하던 마무리투수 보직을 미국에서도 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우석. ⓒ연합뉴스

미국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근접했다"며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이후 "고우석은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고우석은 이날(3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지난해 11월14일 이정후와 함께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최고 시속 150km 후반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뿌려 메이저리그 진출 후보로 뽑혔고 지난 2022시즌에는 61경기 등판 4승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데뷔 첫 세이브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다만 2023시즌은 부진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목 쪽 담 증세로 대회에서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한 채 귀국했다. 이후 정밀검진 결과 극상근 염증이 추가로 발견됐고 시즌 시작 후 2주가 넘은 시점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번 부상이 고우석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허리였다. 고우석은 지난해 4월30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는데 당시 패스트볼 구속이 140km대에 형성될 만큼 상태가 좋지 못했다.  

고우석. ⓒ연합뉴스

약 한 달간의 재활을 끝낸 고우석은 6월 이후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역할을 수행했다. 9월을 제외하고 줄곧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했으나 투구 내용은 2022시즌보다 부진했다. 특히 고우석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피안타율(2022시즌 0.145→2023시즌 0.313)이 급상승하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고우석은 2023시즌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는 고우석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포스팅 마감 기한을 하루 남긴 시점에서 불펜투수가 필요한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손을 잡았다. 이제 메디컬테스트만 통과하면 고우석은 정식으로 메이저리거가 된다.

다만 헤이먼의 말처럼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지는 의문이다. 샌디에이고의 현재 마무리투수 자리는 공석이다. 2023시즌 2승3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1.28로 뒷문을 담당했던 조시 헤이더는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났다. 1억달러(약 1306억원) 이상의 계약을 원하는 헤이더와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다시 만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12월 일본을 지배했던 마무리투수 마쓰이 유키를 5년 2800만달러(약 364억원)에 영입했다. 마쓰이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2014년부터 통산 501경기 출전해 25승46패 236세이브 76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마쓰이는 통산 3회(2019, 2022, 2023) 퍼시픽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23시즌 성적은 2승3패 39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57이었다. 

마쓰이 유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샌디에이고는 이어 2023시즌 평균 95.6마일을 기록했으며 매력적인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는 우완 불펜 엔옐 데 로스 산토스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이런 선수들을 제치고 고우석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마쓰이와의 2023시즌 성적만 비교해도 마쓰이가 고우석보다 훨씬 앞선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는 KBO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일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마쓰이를 고우석이 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5승2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좋은 모습을 보인 산토스보다 구위가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불가능도 아니다. 만약 고우석의 제3구종인 커브가 위력을 발휘하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제구력 문제를 보완한다면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 자리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마쓰이나 산토스가 고우석보다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과연 고우석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 보직을 꿰찰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고우석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