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집 노인 ‘전국 4만 명, 최저임금 10분의 1’
[KBS 대구] [앵커]
2년 전, KBS 대구방송국은 폐지수집 노동 실태를 연속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섰고 최근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에 폐지줍는 노인은 4만여 명, 이들의 한달 평균 수입은 15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를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79살인 김은숙 할머니는 매일 아침부터 폐지를 줍습니다.
자기 체구만 한 박스를 들고 하루에도 몇 바퀴씩 시장을 돌아다닙니다.
당장의 수입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일이지만, 한 해가 다르게 힘이 듭니다.
[김은숙/2017년부터 폐지 수집 : "많이 힘들지. 내가 이제는 나이가 있잖아. 안 아픈 데가 없지.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발목, 무릎 안 아픈 데가 어디있노. 이제는 힘에 부치지."]
이러한 폐지 수집 노인들은 얼마나 되고 수입은 어떨까?
2년 전 KBS의 특집 보도 이후 정부가 정식 실태조사에 착수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전국에 폐지수집 노인은 4만 2천명인 것으로 추계됐습니다.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였는데, 하루 평균 5.4시간, 일주일 평균 6일을 일해 한달 16만 원의 수입을 얻었습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약 천2백 원으로, 지난해 최저임금 9천620원의 13%에 불과했습니다.
노인들의 시급이 당해 최저임금의 10%에 불과하다는, 2년 전 KBS 보도의 정확성이 확인된 셈입니다.
노인들의 폐지수집 이유로는 생계비 마련이 54.8%로 가장 높았고, 용돈이 그 다음으로 높아 노인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계속 폐지를 줍겠다는 노인은 89%에 달했지만, 정작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한 비율은 21%에 그쳤습니다.
[이기일/보건복지부 1차관/지난달 28일 : "폐지 수집 노인은 낮은 소득수준뿐 아니라 건강 상태도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폐지수집 노동의 실상이 드러나며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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