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기대 못 미친 태영, 기업회생 진정성 보여줘야 [사설]

2024. 1. 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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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열었지만, 만족할 만한 자구안을 내놓지 못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알짜 자산 매각과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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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열었지만, 만족할 만한 자구안을 내놓지 못했다. 태영그룹 측은 태영건설 인력 구조조정과 계열사인 에코비트, 블루원 매각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아, 자구 노력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했다. 태영그룹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TY홀딩스가 보증한 채무를 갚는 데 우선 사용함으로써 태영건설보다는 SBS를 보유한 TY홀딩스를 살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 역시 채권단의 반발을 샀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알짜 자산 매각과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200억원 규모의 사재를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태영 오너 일가가 3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 직후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 노력인 만큼 태영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 협조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추가 자구안을 요청했다.

지난달 구순의 나이로 최고경영자(CEO)에 복귀한 윤세영 창업회장은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는 눈물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으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사재 출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핵심 계열사를 지키려고 한다면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한 워크아웃은 불가능하다. 워크아웃이 무산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될 경우 수분양자와 협력업체, 금융회사 손실이 커진다. 그 책임은 온전히 태영그룹에 돌아갈 것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도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면서 경제·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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