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간 제주올레…다른 지역서도 “우리도 올레길 내고 싶어요”
[KBS 제주] [앵커]
10여 년 전 일본에 수출된 제주올레가 이제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치유의 길, 지역 상생의 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신년기획 제주올레, 민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도에서 동쪽으로 200여km 떨어진 일본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
서귀포시의 자매도시로 올레길을 낸 지 10주년을 맞은 이곳을 올레꾼 유키코 씨가 찾았습니다.
도쿄 인근에서 2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야 하는 먼 길에도 수년째, 올레길을 걸으러 옵니다.
규슈올레에 이어 제주올레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타쿠라 유키코/일본 가나가와현 : "앞서 걸어가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뒤로 걸으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길과 사람과의 소통, 그게 올레의 멋진 점이에요."]
제주올레가 일본 규슈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엔 지역 민관협력이 있습니다.
제주올레로부터 코스 관리와 운영 체계를 교육받아 광역자치단체가 국내·외 홍보를, 올레길을 유치한 기초지자체는 길과 주변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올레길이 서로 인접한 마을들은 계절마다, 코스마다 다양한 걷기 행사를 함께 꾸리고, 소방서와 안전한 길도 마련했습니다.
[카와나미 아이/주임/일본 다케오시 상공관광과 : "소방서와 함께 주요 지점을 정했습니다. (119로 전화해) "구조 지점 1번입니다"와 같이 말하면, 구조하러 오는 방식입니다."]
해마다 제주올레를 찾아 배우며 자원봉사자를 양성하는 등, 자발적으로 관리하는 방식도 제주올레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후쿠우라 에리코/일본 가라쓰시 문화역사해설사 : "소규모로 다니면 불안하다 느끼는 손님들이 계셔서, 길을 잘 아는 저희가 함께 걸으며 중간중간 역사를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규슈올레의 성공적인 안착에 지금도 올레길 유치를 위한 문의가 일본 내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츠시마 유이치/차장/규슈관광기구 기획부 :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레저로 매우 확산하고 있다고 봅니다. '올레길을 내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와 같은 (문의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길을 넘어 여행자와 지역민의 조화로운 균형과 발전을 추구하는 제주올레, 일본이 치유의 길로 품은 이유입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고성호/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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