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배차 거절하면 경고"…폭설·폭우에도 '위험한 배달'
“코앞에 보행자와 차가 많이 다니는 큰길이 있는데, 제발 멈추라고 빌었어요.”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지난해 눈길에서 배달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경사로에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눈 쌓인 도로에서 오토바이가 50m가량 속절없이 미끄러졌다. 다행히 큰길 진입 전에 오토바이가 멈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위 협의회장은 “폭설에도 장거리 배차를 거절하면 회사에서 경고 문자를 보내고 심지어는 아예 추후 운행을 못 하게 하기도 한다”며 ‘위험한 배달’을 멈출 수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구 지부장은 이에 대해 “이미 배달시장은 포화상태라 신규사업자가 들어오면 서로 ‘제살깎아먹기’밖에 안 된다”며 “진정 산업 발전을 위한다면 노동 환경의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건지 고민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행사등록제는 일종의 규제이기 때문에 불편해하는 대행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도 있다”며 “이것이 있어야 배달 노동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방향성에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산재보험에 대해서는 휴업급여가 통상적인 근로자에 비해 현저히 낮아 최저임금에 미달하고 휴업급여 산정 시 소득이 없던 산재 기간을 제외하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기준이 적용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용보험의 경우도 사실상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 육아휴직·출산휴가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은 배달 노동자가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2배 이상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민규 플랫폼 노동희망찾기 집행책임자는 “정부가 150만명에 육박하는 플랫폼과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변변한 행정통계 하나 내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처음부터 분석에서 배제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급여 수급률과 산재 규모 및 산재 휴업급여 지급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꼼꼼히 따지고 예측해 보험기금을 운영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그런 기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종합대책안을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윤준호·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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