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은행 “채권자 반대매수청구권 행사시 태영이 채무 인수하라” 요구

채권자들, 태영 자구책에 실망감
“반대 채권자 채무 떠안는 자세보여야”

3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채권단 설명회.

KDB산업은행(산은)이 태영건설에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무를 인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크아웃은 채권자들의 자율로 동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부 금융사들의 경우 태영건설이 신청한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통상 이 경우 워크아웃에 찬성한 채권자가 반대 채권자에게 청산가치에 준하는 채권액을 지급해 채권을 회수한다.

그러나 산은은 찬성 채권자가 아닌 태영건설이 채무를 인수하라고 한 것이다. 이는 산은이 시종일관 태영건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해온 것과도 맞닿아있다.

3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에서 채권자 중 일부가 워크아웃 반대 채권자의 채권매수청구권에 대해 질의했고, 안건이 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참석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매수청구권을 인수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워크아웃 찬성 채권자가 아닌 제3자 매수는 가능하다”면서 “당연히 추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워크아웃을 개시도 못해보고 끝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권매수청구권을 신청하면 청산가치 수준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으로 매수하게 되어있는데, 무담보채권의 청산가치 수준에서 결정되는게 일반적이라는 평가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채무를 떠안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채권자들의 워크아웃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