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달라"만 한 태영…산업은행 "자구책 없이 채권단 설득 어렵다"(종합)

김정현 기자 황보준엽 기자 박기현 기자 2024. 1.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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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과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고도 첫 채권자 설명회에서 어떤 구체적 자구책도 내놓지 않았다.

3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오는 11일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제1차 협의회를 앞두고 채권단을 상대로 태영건설의 설명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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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열심히 하겠다'로 채권자 75% 동의 어려워"
태영, 기제출한 4가지 지원안 중 2가지도 말바꿔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주)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종료 후 가진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황보준엽 박기현 기자 = 태영건설과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고도 첫 채권자 설명회에서 어떤 구체적 자구책도 내놓지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자구안 없이 '열심히 하겠습니다'로 채권자 75%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3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오는 11일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제1차 협의회를 앞두고 채권단을 상대로 태영건설의 설명회를 개최했다.

윤세영 태영건설 창업회장은 설명회 인사말을 통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며 "이대로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단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힐까봐 너무나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는 태영건설 및 티와이홀딩스, 오너일가 모두 이같은 '간곡한 부탁' 외에 추가적인 자구책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태영 측은 지난달 28일 제출한 경영정상화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한 4가지 지원안에 대해서도 말을 바꿔 채권단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영 측은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 사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4가지를 약속하고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야기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TY홀딩스 양윤석 전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그러나 강석훈 산업은행장은 이날 "태영 측이 네가지 약속 중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해 채권단 신뢰를 상실했다"며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자금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이용한다고 이해했는데, 말씀을 바꿔 블루원 지분을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채무를 갚는데 이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 은행장은 "(산업은행은) 채권단의 일원으로서 워크아웃 방안이 채권단 이익과 태영 측 이익 극대화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고, 태영 측의 자구 계획안을 강력히 제출할 것을 종용할 예정"이라며 "윤 회장께서 굉장히 간곡하게 기회를 달라고 인사말씀에서 말씀하셨는데, 간곡함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게 자구계획안 제출해주실 것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 측도 이날 채권자 설명회 이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태영그룹의 오너일가 사재출연 계획에 대해 "아직 11일 채권단 협의회까지 시간이 다소 있기 때문에 주채권 은행을 통해 채권단 여러분께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BS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오늘 설명회에서 SBS 매각은 당연히 방법론으로 제시될 수 있는데, 허가사업자라는 점에서 방송법상 제약이 많다고 (채권자분들께) 말씀드렸다"며 "남은 기간 동안 채권단 말씀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서는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의 1차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열린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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