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PF증권 20조… 태영發 유동성 위기

김경렬 2024. 1. 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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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위기로 내몬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물량 중 절반이 넘는 20조원 가량이 올 1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3일 디지털타임스에 "작년 말기준 금융권 PF-ABCP 발행 잔액 37조여원 중 20조원 가량이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이 물량 중 대부분을 증권사와 건설사가 떠안는 구조"라면서 "만기 도래 물량을 미리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권사와 건설사 부실이 동시에 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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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만기 PF-ABCP의 절반
대부분 증권·건설사 떠안을판
디폴트땐 두 업권 동시부실 우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태영건설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위기로 내몬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물량 중 절반이 넘는 20조원 가량이 올 1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PF-ABCP는 문제가 생길 경우 증권사와 건설사가 매입해주기로 한 물량이 대다수다. 시장 상황이 악화돼 ABCP에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 여의도 증권가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3일 디지털타임스에 "작년 말기준 금융권 PF-ABCP 발행 잔액 37조여원 중 20조원 가량이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이 물량 중 대부분을 증권사와 건설사가 떠안는 구조"라면서 "만기 도래 물량을 미리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권사와 건설사 부실이 동시에 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작년 말 기준 금융권 PF-ABCP는 32조5000억원이다. 전자단기사채와 사모사채 등을 포함하면, PF-ABCP 발행잔액은 37조3002억원(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포털 기준)에 달한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PF-ABCP 전체 발행 물량 중 80% 가량은 문제가 생기면 증권사와 건설사가 매입해야 한다. 나머지 20%는 지방자치단체, 은행, 한국주택보증공사(HUG) 등에서 신용보강을 한 상태다. PF-ABCP가 부실 화할 경우 증권사와 건설사가 이를 매입할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두 업권은 은행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다.

PF-ABCP 부실이 우려되는 이유는 CP 시장이 기능 마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CP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은 금리가 치솟으면서 돈 가뭄이 들었다. 연 5%를 제시해도 CP를 매입하는 곳이 없고, CP를 싼 값에 매입해 되파는 유통 시장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거래 자체가 없다.

ABCP의 경우 만기는 대부분 3~6개월이며, 최대 1년이다. 부동산 개발은 통상 4년에서 5년이 걸리는데, 이 경우 개발까지 만기를 맞추기 위해선 ABCP를 몇 번 재발행하든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돈이 있어야 부동산 개발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역시 PF-ABCP 물량 탓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대부분 PF-ABCP는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를 담보 잡는 브릿지론이다. 건물 착공하기 전 단계에서 내어준 대출을 뜻한다. PF대출은 협력사 건설대금이 언제, 얼마가 들어올지 예측할 수 있지만, PF-ABCP는 예측하기 어려워 위험 수위가 높다.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되지 않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연신 가라앉으면서 착공이 되지 않아서다. 브릿지론은 통상 토지를 담보를 잡는다. 업장 상황이 불리해지면 토지를 팔아서라도 사업장을 정리해야하지만, 현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조차 매수자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연쇄 부실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가 만기 도래하는 PF-ABCP를 갚을 여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지난 2022년과 달리 CP 사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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