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스타트업계 김희선`으로 명성… "사람없는 성공은 낭떠러지에 불과하죠"
재밌고 돈되고 좋은일 '3가지' 나만의 원칙… 기업가 정신 강조
생리대 기부 등 사회적 활동… "내 마지막은 사람들 지키는것"
"스타트업은 창업부터 어렵습니다. 매일 그만두고 싶습니다. 사람들을 남기고 지키고 함께 하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업에 '장사하는 경영'보다 '기업가 정신'으로 고통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전하고 싶어요."
초경을 경험한 청소년들에게 축하와 희망을 전하는 '초경 메시지'를 전달했던 김정하 '미래를보다' 대표(46·사진)는 현재 IT 기업을 운영 중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면서도 사회에 온기를 나누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는 기업 운영에 대한 열정적인 에너지를 보였다. 김 대표는 셀핀닷컴 대표이사, 오픈워터 인베스트먼트 이사를 지내는 등 여러 회사를 이끈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서 기자와 만나 기업을 운영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스타트업계 김희선'이라는 타이틀로 스타트업 육성을 했던 스타트업 투자 심사역 출신"이라며 "이번에는 3번째 창업이고 비즈니스 모델로는 4번째다. 심사역보다는 창업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어렵지만 여성창업으로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미래를보다'는 2021년 어린이 초경과 키성장 플랫폼 회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AR 증강현실 IT 회사로 변신했다. 김 대표는 "경기 침체와 투자 혹한기를 고려해 2022년 피봇팅(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방향 전환에 나서는 것)을 하게 됐다"고 했다. AR 산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에 대해 "우연한 기회와 준비된 관계성 때문"이라며 "'BODA'라는 브랜드로 어린이 헬스 케어 사업을 하던 중 사업 분야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문턱이 높아 이를 낮추기 위해 보라색 테디베어인 캐릭터를 개발했다. 이 테디베어가 유명해질 즈음에 부천만화축제에서 콘텐츠 테크를 하는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AR 피벗팅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이름이 떠오른 건 'AR 산업'의 강자여서기도 하지만 그의 사회적 활동도 한 몫을 했다. 김 대표는 생리대 기부 활동을 벌였다. 그게 계기가 돼 '테디베어 초경키트'를 탄생시켰다. 그는 "초경을 축복하는 초경키트의 제작을 기획하던 중 곰인형이 주는 위로에 대해 동기부여를 받았다"며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는 애착인형을 2차 성징을 거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제2의 애착인형을 전해주고자 했다. 그러다 세상에 없는 보라색 테디베어가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남성의 파랑, 여성의 분홍이 섞인 인간의 완전한 색으로써 보라색을 택했다. 초경은 여성의 몸으로 성장하는 것이기도 해 남녀 융합 컬러로 보라색을 택했다. 보다의 메인 색은 여전히, 앞으로도 보라색"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업은 돈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만의 비즈니스 원칙이 있다"며 "첫째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돈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초경키트를 제작한 것 또한 "원칙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다 보니 초경과 성조숙증 관련해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다짐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현재 AR 산업으로 전환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창업부터 운영까지 매일 어렵다. 매일 그만두고 취업하고 싶다"면서도 "세상에 월급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일단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헤어지더라도 끝을 보고 헤어지자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돈을 좇는 과정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성공은 낭떠러지에 있는 쓸쓸함이 있었다"며 "제 마지막을 생각했을 때 이제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성공이라는 같은 목적지 하나를 향해 뛰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남기고, 지키고, 함께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며 "기업가들에게 전하고 싶다. 장사하는 경영보다 기업가 정신으로 고통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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