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 출간…“전쟁 막을 비법이 핵보유”

2024. 1. 3. 1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평화주의자”
2016년 핵무장 주장하자 극우로 오해
실제 핵무장국 전면전 발생하지 않아
문재인 정부 한국 주도 비핵화 전략 조언
북미정상회담 타결 의존하다 무기력해져
한국의 핵보유를 주장하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사진)이 자신의 주장을 자세하게 풀어놓은 ‘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가 출간됐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의 핵보유를 주장하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이 자신의 주장을 자세하게 풀어놓은 ‘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가 출간됐다.

정 실장은 책의 부제인 ‘패권경쟁 시대, 전쟁을 막을 최선의 안보 전략’으로 핵보유를 주장한다.

그는 “중도 성향인 내가 2016년 독자 핵무장을 주장하자 당시 나를 잘 아는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은 몹시 당혹해했다”며 “나는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평화주의자”라고 운을 뗐다.

당시 한국에서 핵무장 주장은 대부분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에서 나왔다. 그런데 평화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인 정 실장이 핵무장을 주장하자 ‘갑자기 극우로 돌아선 게 아닌가’ 하는 억측이 그를 에워쌌던 것.

정 실장이 핵무장으로 돌아선 결정적 계기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이었다. 북한이 이때 ‘시험용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발표하자, 정 실장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탄 개발은 대한민국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한다고 봤다.

이후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그는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통한 핵자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 실장은 “한국이 자체 핵 개발 후 북한을 선제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들과 나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또 그는 핵 개발을 통해 남북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핵전쟁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핵무장을 주장하면 ‘북한과 전쟁하자는 것이냐?’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핵보유국이 전면전을 한 사례는 없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인도-파키스탄의 경우 양국이 핵무장 이전 세 차례 전면전을 했지만 핵무장 이후 국지전은 있었으나 전면전은 하지 않았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의 화해 무드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에도 독자 핵무장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 시기에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만 의존하는 순진한 대처로 이후 상황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안타까워한다.

정 실장은 이 시기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추진과 함께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비핵 및 평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미국, 중국, 남북한이 모두 수용 가능한 비핵화 해법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당시 이런 식으로 한국 주도의 해법을 마련했다면 상황은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라고 애석해 한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전략경쟁 등 국제 정세의 변화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로 치닫게 됐다고 짚는다.

미러 관계의 악화로 북한은 더 이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거리낌 없이 무기 개발에 나서게 됐고, 미중 경쟁으로 더 이상 대북 제재를 위한 미중 협조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것.

결국 정 실장은 2022년 6월부터 다시 핵자강론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게 된다. 그런데 일선 현장에서 2016년 당시보다 핵자강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거부감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한 분위기로 바뀌었음을 느꼈다.

그는 핵무장을 골자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연구회를 운영하고자 했지만, 참여 희망자가 늘면서 한국핵자강전략포럼을 창립했다. 포럼에는 보수 진영 뿐 아니라 중도나 진보 진영 측 전문가 다수도 참여해 본인도 놀랐다고 회고한다.

[메디치 미디어]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 유력 인사들이 자체 핵무장론을 지지하는 등 갈수록 세력을 넓히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포럼 활동을 하며 발표한 다수의 학술논문,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 책을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고 표현한다.

책은 서장, 본문 3부, 부록으로 이뤄진다.

서장은 ‘안보에 소홀하면 국가생존도 평화번영도 없다’, 1부는 ‘북한의 대남 핵위협과 한국의 자체 핵보유 필요성’, 2부는 ‘한국의 핵자강을 위한 체크리스트와 추진전략’, 3부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정 실장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낭테르대학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부터 세종연구소에서 북한 정치, 군사, 리더십, 남북관계, 북핵문제, 통일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통일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한사 등에서 정책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메디치 미디어 300쪽. 2만원.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