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안내놓고 채무는 줄줄이 만기… 태영, 11일 운명의 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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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알짜 계열인 SBS 지분 매각 및 사재 출연 의지 등을 놓고 채권단 내에서 태영건설의 정상화 의지에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설명회를 한 후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 등을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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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이상 출연 압박하는 채권단
오너 '정상화 의지'에 의구심
75% 동의 얻어야 워크아웃 개시
불발땐 법정관리로 넘어가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을 설득하려면 강도 높은 자구안이 필요한데, 대주주의 정상화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 상반기부터 PF 우발채무 만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워크아웃 궤도진입에 복병이 되고 있다.
■태영건설·채권단, 정상화 의지 시각차
태영건설은 3일 주채권은행 KDB산업은행에서 400~600개 채권자를 상대로 경영상황, 자구계획 등에 대해 설명회를 가졌다. 워크아웃을 개시하려면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번 설명회는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가늠할 1차 관문인 셈이다. 태영건설은 당초 계열사 매각, 사주 일가 사재 출연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알짜 계열인 SBS 지분 매각 및 사재 출연 의지 등을 놓고 채권단 내에서 태영건설의 정상화 의지에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태영건설 오너 일가에 대한 사재 출연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오너 일가에서 3000억원 이상 내놔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각해 2200억원 규모의 사재를 내놓은 바 있다.
채권자협의회 구성도 변수다. 태영건설이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이 많아 채권단 수가 다른 기업보다 많고, 권리관계 역시 복잡해서다. 올해 PF 대출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는 것도 부담이다.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으로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실제로 문제가 된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우발채무는 부동산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공사가 실제 떠안게 되는 채무다.
■법정관리 배제 못해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올해 1·4분기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태영건설의 부동산PF 우발채무는 3조6027억원이다. 올해 1·4분기는 4301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2·4분기 1760억원, 3·4분기 1861억원, 4·4분기 이후 2조4149억원 등이다.
윤 회장은 이날 채권단 앞에서 눈물의 호소문을 읽으며 "태영건설의 현재 수주잔고는 12조원이 넘으며 향후 3년간 연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률도 4%로 동종업계 상위권 회사들 평균보다 좋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설명회를 한 후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 등을 판단한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할 경우 대형건설사 기준으로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어간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는 모두 빚을 갚지 못해 부도로 쓰러질 위기의 기업 중 회생가치가 있는 기업을 살려내는 작업이다. 단 워크아웃은 기업 재무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법정관리는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돼 협력업체 등의 연쇄적 피해가 우려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전체 PF 프로젝트 중 작은 규모인 서울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의 만기가 도래하며 태영건설 위기가 확산됐다"며 "올해 PF 우발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도 많아 워크아웃 개시 여부의 주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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