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규모 유상증자 행렬…개미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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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벌써 작년 연간 유상증자 공모액(6조6121억원)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HMM을 인수하는 팬오션이 조단위 유상증자를 예고한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3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업들이 일반 공모 방식이나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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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만 2.2조 규모 앞둬
고금리에 자금조달 주요 수단 부상
최근 들어 '유증 피로도' 높아져
최대주주 적극 참여·실적개선 등
소액주주들 달래기가 성공 관건
▶마켓인사이트 1월 2일 오후 3시 2분
연초부터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차입금 상환이나 투자금 확보를 위한 용도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자 부담이 큰 회사채 발행, 대출 대신 주식시장에 손을 벌리는 것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눈덩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공모 방식 유상증자 예정액은 2조1895억원으로 집계됐다. 벌써 작년 연간 유상증자 공모액(6조6121억원)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LG디스플레이(공모액 1조3579억원), 대한전선(5258억원) 등이 대규모 공모에 나서고 일진전기(995억원), 진원생명과학(667억원), 알체라(570억원), 삼성제약(406억원) 등도 채비를 갖추고 있다. HMM을 인수하는 팬오션이 조단위 유상증자를 예고한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3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업들이 일반 공모 방식이나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겠지만,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에서다. 작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점도 상장사가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선호하는 이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 괜찮은 여건”이라며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과 한계기업의 운영자금 조달로 양극화하는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반발 달래기가 관건
최근 수년째 늘어난 유상증자로 주주 피로도가 높아진 점은 변수다. 앞서 작년에도 롯데케미칼(1조215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433억원), 한화오션(1조4971억원) 등이 대규모 증자를 진행했다.
통상 공모 방식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자금 부담을 키우거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 증자 금액이 당초 목표치를 밑도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화오션이 대표적이다. 작년 2조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해 1조4971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CJ CGV 역시 5700억원에서 4153억원으로 모집금액이 줄었다.
그렇다 보니 기업도 실적 개선 타이밍에 맞춰 증자에 나서거나, 최대주주가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식으로 소액주주의 반발을 무마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대규모 증자에 나선 것도 실적 호전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이 회사는 2022년 2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작년 상반기까지 4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년 만의 최대치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뒤 1만183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1만3000원대를 회복했다. 대한전선 주가 역시 유상증자 발표 직전 1만2000원대에서 9380원까지 하락했다가 1만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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