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정의와 각기 다른 방식···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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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시기에 동일한 꿈을 꾸는 사람들도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곤 한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싸운 한국인들이 직접 총칼을 든 무장투쟁론자와 문화 진흥에 힘쓴 실력양성론자들로 나뉜 것처럼.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오페라는 윤이선의 꿈이 되고,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연인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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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로 투쟁하는 이야기
엄혹한 시기에 동일한 꿈을 꾸는 사람들도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곤 한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싸운 한국인들이 직접 총칼을 든 무장투쟁론자와 문화 진흥에 힘쓴 실력양성론자들로 나뉜 것처럼.
뮤지컬 ‘일 테노레’(이탈리아어로 테너라는 뜻)는 오페라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학생 항일운동 단체 ‘문학회’는 오페라 ‘I Sognatori(꿈꾸는 자들)’를 공연해 민중의 항일 의식을 고취하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문화예술이 아닌 무력으로 일제와 싸워야 한다고 반발한다.
청년들이 준비하는 오페라 ‘I Sognatori’(꿈꾸는 자들)는 베네치아 사람들이 외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제에 자유를 빼앗긴 한국인들의 처지를 상기시키는 내용이다. 일제에 부모님을 여읜 청년, 친일파 부모를 둔 학생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민중의 독립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공연을 준비해나간다.
작품을 이끄는 인물은 주인공 윤이선이다.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오페라는 윤이선의 꿈이 되고,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연인도 만든다. 어두운 시대에 바른 길을 걸으면서도 꿈과 사랑을 좇는 청춘의 모습이다. 윤이선을 연기하는 서경수 배우는 재능을 꽃피우며 환희에 젖은 청년과, 사랑에 빠진 숙맥의 모습을 특히 실감나게 연기한다.
작품을 절정으로 이끄는 것은 투쟁의 방향을 두고 ‘문학회’ 내부에 자리해있던 갈등이다. 공연 날이 가까워지며 조선총독부의 감시는 촘촘해지고 구성원 간 대립이 격해진다. 오페라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합심하던 세 사람은 점차 다른 생각을 품는다.
정의의 실현이 어려운 것은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식의 선택은 옳고 그름의 차원이 아닌 의견의 영역인 경우가 많다. 엄혹한 시기에 핀 꿈과 사랑의 이야기, 정의의 다면성을 체험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지난 12월 초연에 들어간 ‘일 테노레’는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대표 신춘수)가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합심했던 박천휴와 윌 애런슨이 각각 작사와 작곡을 맡았고 뮤지컬 ‘데스노트’, 연극 ‘환상동화’에 참여한 김동연이 연출을 담당했다. 테너의 재능을 가진 의대생 윤이선 역은 홍광호·박은태·서경수 배우가, 당돌한 연출가 서진연 역은 김지현·박지연·홍지희 배우가 맡았다. 리더십을 갖춘 무대 디자니어 이수한 역은 전재홍·신성민 배우가 연기한다.
공연은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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