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에 과징금 116억···넥슨은 소송 예고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큐브'
인기옵션 등장 임의로 낮춰
"기존구조와 동일" 거짓공지도
"확률 공개 의무 없던 시기"
넥슨, 과징금 부과에 반발
국내 최대 게임 회사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뽑기 확률을 낮추거나 아예 0%로 조정하고도 이용자에게 정확하게 알리지 않아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받았다. 2002년부터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된 이래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긴 과징금 중 가장 많다. 넥슨은 제재 수준이 지나치다며 행정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3일 넥슨의 이 같은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으로 금지된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에 해당된다며 향후 금지 명령과 역대 최대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법 위반 기간(2010년 9월~2021년 3월)이 길고 2018년 게임 서든어택과 관련해 같은 혐의로 제재를 받은 바 있어 가중 처벌된 결과다.
메이플스토리에서 문제가 된 확률형 아이템은 ‘큐브’다. 약 2000원을 내고 큐브를 사면 캐릭터의 장비 능력을 바꾸거나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옵션을 무작위로 뽑을 기회를 얻는다. 어떤 옵션이 나올지 모르지만 단기간에 캐릭터 능력치를 높이고 싶어하는 이용자의 심리를 노린 아이템이다. 그 매출액만 메이플스토리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한 이용자는 큐브 구매에만 연간 2억 8000만 원을 쓰기도 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큐브 매출을 올리기 위해 거짓·기만 광고를 했다고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큐브 상품을 도입하며 각 옵션이 뽑힐 수 있는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다.
하지만 단 4개월 만에 특정 인기 옵션은 덜 나오도록 조정했고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선호도가 높은 특정 옵션의 당첨 확률을 아예 0%로 바꾸고도 확률 구조가 기존과 동일하다고 거짓 공지했다. 2013년 7월에는 장비를 최상위 등급(레전드리)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 ‘블랙큐브’를 출시했는데 처음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2016년 1월 1%까지 낮췄고 외부 공지도 생략했다.
이런 탓에 많은 이용자가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큐브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고 그 덕에 넥슨은 5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넥슨은 게임과 관련한 사소한 변경 사항은 공지하면서도 확률 변경 내용만은 알리지 않았다”며 “이것이 이용자의 구매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많은 이용자가 (큐브) 확률에 대한 의심 문의를 했고 2021년 넥슨이 확률을 공개한 후에 환불 요청이 잇따랐다는 건 이것이 이용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게임 버블파이터에서도 특정 아이템을 6개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인기 상품이 아예 나오지 않도록 설정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넥슨은 행정소송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던 시기의 사안을 법 위반으로 판단했다”며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에 이의 신청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2018년 넥슨은 같은 혐의로 과징금 9억 3500만 원을 부과받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4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벌어들인 매출액이 과다 산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정보 공개) 법적 의무 여부와 전자상거래법 위반은 별개 사안”이라며 “이용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변경으로 기만적 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든어택에서 문제가 됐던 확률형 아이템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용도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어 관련 매출액이 줄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되는 큐브는 오로지 공정위가 문제 삼은 용도로만 쓰여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세종=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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