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헛되지 않은 387일…최동훈 감독 눈물로 완성한 피날레[종합]

김보영 2024. 1.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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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기자간담회 도중 눈물도
387일 여정 헛되지 않았다…"후반작업하며 재촬영도"
배우 조우진(왼쪽부터)과 염정아, 이하늬, 최동훈 감독, 김우빈, 김태리, 류준열, 김의성이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387일의 피·땀·눈물이 헛되지 않았다. ‘외계+인’ 2부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화려한 볼거리와 스펙타클한 액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앙상블로 한국형 어벤져스물의 미덕을 완성했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 2부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염정아, 조우진, 이하늬, 김의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21년 여름 개봉했던 ‘외계+인’ 1부의 속편이다. 1부에서 빈틈없는 앙상블을 보여줬던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의 더욱 끈끈해진 호흡과 함께, 탄탄한 연기력의 진선규가 맹인 검객 ‘능파’ 역으로 2부에 새롭게 합류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387일이라는 한국영화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 기간을 거쳤다.

‘외계+인’ 1부는 2021년 팬데믹 여름 시즌에 개봉했으나, 기대와 다르게 150만 관객들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흥행엔 실패했다. 이에 ‘외계+인’ 2부 제작보고회 당시 최동훈 감독은 1부의 실패를 맛 본 뒤 촬영분을 약 150번 가량 돌려보며 2부의 후반작업 및 편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배우 김태리와 류준열(오른쪽)이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실제로 이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외계+인’ 2부는 1부에서 품었던 수수께끼와 떡밥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회수되며 꽉 닫힌 피날레를 선사했다. ‘민개인’(이하늬 분) 등 1부에 왜 등장했는지 의문을 품게 했던 캐릭터들이 2부에선 한 명도 빠짐없이 제 역할과 몫을 해내며 살아숨쉰다. 2부부터 새롭게 등장한 ‘능파’ 역의 진선규도 실없게 소모되는 법 없이 활약을 펼쳤다. 고려와 2022년 서울, 외계인 죄수 자장(김의성 분)을 둘러싼 인물들과 썬더(김우빈 분), 무륵(류준열 분), 이안(김태리 분),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 민개인, 능파, 무륵을 보좌하는 고양이 좌왕이와 우왕이까지 모든 캐릭터들의 관계성이 시계태엽처럼 딱딱 맞아 떨어진다. 복잡한 세계관, 등장인물들의 개인 서사도 허투루 소비되지 않고 2시간 러닝타임동안 가파른 속도로 풀어진다. 1부 개봉 이후 1년 반의 세월동안 최동훈 감독이 끊임없는 고뇌를 거친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동훈 감독은 “1부 끝나고 많이 힘들었고,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네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 반, 너무 파격적이었나란 평도 있었다. 저도 계속 고민하고 고민하는데 해답을 찾기 어렵더라. 그래서 저에게 남은 건 2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그것말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러 편집본을 만들고 작업하면서 느낀 게 1부는 판타지나 SF의 장르적 성향이 강한 영화였다. 2부 역시 그런 흐름이 있지만, 2부 자체는 등장인물들이 엮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성적인 요소들이 많은 액션 드라마라 생각했다”며 “그리고 누군가가 만나고 헤어지는 감정들이 밑바닥에 깔려있다고 했었는데 1부에 그게 미약했다면 2부는 그런 것들이 훨씬 더 잘 드러나게 작업했다”고 2부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최동훈 감독이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부를 후반작업하면서는 “여러 디테일들을 바꾸려 노력했다. 시나리오를 아예 다시 쓰진 않았다. 다만 후반작업하면서 이런 대사를 한 번만 핸드폰으로 녹음해 보내주시면 좋겠다 모두에게 부탁드렸다”며 “다만 이하늬 씨의 첫 번째 등장은 이와는 다른 장면이었는데 그 장면보다 좀 더 빠르고 임팩트있고 민개인이란 캐릭터가 어떤 건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게 신을 새로 써서 너무 너무 바쁜 이하늬씨에게 하루만 시간 내달라 해서 재촬영한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후속편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1부와 2부의 내용을 합쳐 다시 편집한 버전의 감독판 영화를 만들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최동훈 감독은 “1부와 2부를 재편집해서 다시 만들어보고 싶긴 하다, 사실 꿈에서도 아른거렸다. 내가 뭘 잘못했나 제작자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걸 신경쓰지 말고 2부 때나 열심히 하자고 했다”며 “사실 2부 작업이 끝난 것도 한 달이 채 안 된다. 이 작품이 끝나면 새로운 자극이 들어올테고, 어떤 식으로든 재편집한 버전을 새로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 다른 버전을 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열려있다”고 말했다.

후속편에 대해선 “마지막에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이 영화를 하면서 40대에 영화를 시작했는데 그 땐 체력이 정말 좋았다. 지금은 좀 힘들다”고 토로하면서도 “이 영화가 굉장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도 하고. 솔직히 1부가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후반작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후반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지 1년 반 동안 생각이 바뀌더라. 이 영화가 끝났을 때 그 직전에는 ‘난 다신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은 교묘히 생각이 점점 바뀌더라.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외계+인’ 2부 배우들은 이 작품이 후속편이 만들어지고 향후 시리즈화된다면 그 때도 함께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을 받자 이구동성으로 “당연하다”고 답했다.

‘무륵’ 역의 류준열은 “당연하다. 이번 작품에서 최동훈 감독님과 함께한 힘으로 배우 일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당연하다”며 최동훈 감독을 향한 굳건한 믿음과 고마움을 전했다.

‘가드’와 ‘썬더’ 역을 맡은 김우빈은 “저는 내일 당장도 가능하다”는 심플하고도 확신에 찬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배우 김우빈이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염정아와 이하늬(오른쪽)가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뉴스1)
2부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한국형 어벤져스 액션신들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였다. 염정아는 “액션 장면들을 보며 현장에서 몇 달 간 함께했던 시간들이 많이 생각났다. 저희들의 좋았던 기억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관객분들도 희열을 느껴주시며 마지막 장면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하늬는 “1편이 사실 나오고 난 뒤에는 2부의 내용을 저희가 미리 알고 있기에 ‘1부를 너무 아꼈나, 2부 내용을 조금만 앞에 풀었어야 했나’란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2부에 다 나오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보냈다”며 “2부에선 1부에서 맺은 열매를 그냥 따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1월 첫 영화인 만큼 많이 사랑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특히 마지막 장면은 저희도 찍으면서 ‘이러다 속편 나오는 거 아니야?’ 내심 기대했다. 한국형 어벤져스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누가 만들 수 있을까 하면 최동훈 감독님밖에 생각이 안 난다. 모든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다 던져 만든 영화라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만큼 관객들이 잘 봐주실 듯하다”고 귀띔했다.

조우진은 “제가 NG 대마왕이었을 정도로 실수가 굉장히 잦긴 했지만 신명나게 놀아봤던 판”이라며 “또 염정아 누나 덕분에 여러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청운과 흑설의 티키타카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김태리가 연기한 ‘이안’은 2부에서 반전과 비밀의 열쇠를 쥔 키플레이어로 활약한다. 김태리는 “현장 무술감독님과 선배들의 자문을 받으며 상황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몰입하고 집중하려 노력했고, 거기서 나온 동작을 컨펌받으며 액션 장면을 만들어나갔다”고 떠올렸다.

최동훈 감독은 기자간담회 말미에 즐거운 영화 관람을 당부하고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의성은 “이 멋진 영화에 멋진 감독님,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던 시간 자체가 큰 선물이고 영광이었다. 지금 현재는 뭐랄까 어마어마한 자신감과 내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관객도 사랑해주실까란 조바심이 부글부글끓는 복잡한 심정”이라고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외계+인’ 2부는 오는 1월 10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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