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닭에 중국김치…식탁 점령한 불황형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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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저렴한 수입산 식재료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던 외식업체들이 수입산 냉동닭으로 재료를 바꾸고, 식용유 또한 비싼 콩기름에서 팜유로 전환하면서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입산 냉동닭 사용이 급증한 것은 국내산 냉장닭보다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수입산 냉동닭 수입 단가는 ㎏당 2000~3000원으로 국내산 닭고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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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産 82%로 가장 많아
팜유·중국김치 수입도 급증
"가격 올리면 손님 떠날라"
외식업계, 수입산으로 대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저렴한 수입산 식재료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던 외식업체들이 수입산 냉동닭으로 재료를 바꾸고, 식용유 또한 비싼 콩기름에서 팜유로 전환하면서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음식값을 올리면 식당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원가 절감을 통해 손님 발길을 잡으려는 외식업계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으로 냉동닭(절단육·설육) 수입량은 20만6299t에 이르렀다. 냉동닭 수입은 고물가 추세가 뚜렷해진 2022년부터 빠르게 늘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14만t 안팎을 수입했던 것이 2022년 18만1530t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1월 기준으로 이미 20만t을 훌쩍 뛰어넘었다. 냉동닭을 가장 많이 수입해오는 나라는 브라질로 해당 기간 전체 수입 물량 중 82.1%를 차지했으며 태국, 미국, 스웨덴, 덴마크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산 냉동닭 사용이 급증한 것은 국내산 냉장닭보다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수입산 냉동닭 수입 단가는 ㎏당 2000~3000원으로 국내산 닭고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2022년 7월부터 수입산 닭고기에 할당관세를 0%로 적용한 영향도 컸지만, 그만큼 주머니가 팍팍해진 소비자들이 수입산 닭고기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닭고기는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섭취원"이라며 "물가가 오를수록 닭고기 수요는 늘어나는데 최근 들어서는 수입산 비중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고기(냉동육) 수입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저렴한 수입산 식재료에 대한 수요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식용유다. 외식업계는 식용유로 콩기름과 팜유, 해바라기씨유 등을 사용하는데, 가장 저렴한 것이 바로 팜유다. 팜유는 기름야자 열매의 과육으로 제조하는 식물성 기름이다. 식용으로 전체 수입량 가운데 80%가량을 소비하는데 가공식품이나 튀김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쉽게 산패하지 않아 보관이 용이하면서도 가격은 콩기름보다 30~40%가량 저렴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팜유 수입량은 지난해 1~11월 62만6925t에 이르렀는데 이런 추세라면 2019년(64만1965t)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값을 줄이려고 저렴한 팜유를 앞다퉈 도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콩기름은 이 기간 33만4510t을 수입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입량이 6%가량 감소했다.
이 밖에 외식업체들이 중국산 김치 사용을 늘리면서 김치 수입산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으로 김치 수입량은 26만3185t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5% 늘어난 수치였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김치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30만6060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김치는 2021년 3월 한 남성이 수조에서 배추를 알몸으로 절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수입이 급감했지만 최근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면서 "경기가 얼어붙어 가격을 올리지 못하자 소상공인들이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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