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슈퍼앱’ 전쟁 승자는 쏘카… 1년새 이용자 70% 증가
KTX·숙박·전기자전거 서비스 추가
티맵 등도 ‘슈퍼앱’ 효과 톡톡
지난해부터 격화된 모빌리티 ‘슈퍼앱’ 전쟁에서 쏘카가 슈퍼앱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앱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다양한 서비스가 통합된 것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택시호출이나 차량공유 등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숙박, 결제 서비스 등을 추가해 슈퍼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3일 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쏘카 앱의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iOS+안드로이드)는 92만2194명으로, 전년 동기(53만7577명) 대비 7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맵은 8.6%(1294만9551명→1406만3737명), 카카오T는 2.8%(1233만8629명→1268만202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MAU는 한달 동안 얼마나 많은 유저가 앱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앱 평가 지표 중 하나다.
쏘카의 MAU가 1년 새 70%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는 슈퍼앱 전략이 꼽힌다. 쏘카는 지난해 1월 쏘카 앱에서 KTX 전 노선 승차권 구매가 가능한 ‘쏘카-KTX 묶음예약 서비스’를 시작으로 전국 2만5000개 호텔·리조트 예약이 동시에 가능한 ‘쏘카스테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쏘카페이’, 전기자전거 ‘일레클’ 이용 기능을 차례로 쏘카 앱과 연동시켰다. ‘모두의 주차장’을 제외한 쏘카 서비스가 모두 한 앱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한 앱에서 이용가능한 서비스가 늘어나자 MAU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작년 1월 60만4294였던 쏘카 앱의 MAU는 3월 73만4693명, 5월 80만5909명으로 각각 70·80만명 선을 넘어섰다. ‘2023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를 진행했던 작년 10월에는 MAU가 95만830명으로, 모바일인덱스가 안드로이드와 iOS 데이터를 통합해 산정하기 시작한 2020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쏘카는 쏘카스테이로 1박만 예약해도 카셰어링 24시간 무료 쿠폰을 제공했다.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도 슈퍼앱 전략을 추구하긴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 1위 기업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슈퍼앱’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후 운전자 위주의 기존 서비스에 지금까지 별도로 제공하던 택시호출 서비스와 공항 버스 조회·예약 기능을 탑재했다. 슈퍼앱을 출시했던 작년 9월 티맵의 MAU는 1453만9911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대중교통 서비스 이용자는 통합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렌터카 이용자 수도 사업 초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슈퍼앱으로 진화를 택한 이유는 단연 수익화다. 자사 앱에 소비자를 자주, 오래 머무르게해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메시지 앱으로 시작한 중국 위챗은 택시 호출 서비스, 이커머스, 모바일 결제, 관공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하면서 중국 국민 앱이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여러 앱을 설치하는 번거로움 없이 기존 앱으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슈퍼앱 전략이 효과를 보이자 다른 업체들도 슈퍼앱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토스는 지난달 11일 VCNC 타다의 택시 호출을 지원하고,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제휴를 통해 각각 올롤로 킥고잉, 지바이크 지쿠를 호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VCNC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와 핀테크의 결합을 추구하는 이른바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 전략을 구사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모빌리티 슈퍼앱 전략을 확장하려는 모양새다.
렌트카 플랫폼 카모아 역시 슈퍼앱을 추진해 쏘카에 대항한다는 구상이다. 카모아는 작년 11월 KTX 예약 서비스를 출시했고, 같은 달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여행사 ‘히카리글로벌’을 인수했다. 히카리글로벌 인수를 통해 기존 제공하던 전국 및 해외 50개국 렌터카 예약 서비스에 숙박을 연결해 여행 수요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히카리글로벌은 전 세계 206여개국 약 19만개 호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교통 분야를 중점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면, 쏘카의 경우 숙박, 개인형 이동장치 등 서비스 확대의 폭이 커서 긍정적 영향을 낸 것 같다”면서 “지난해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마케팅을 한 효과들이 올해 수익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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